“XRP 미결제약정 32조 돌파”…미국發 암호화폭락 후 반등에 투자심리 과열 경고
현지시각 13일, 미국(USA) 등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XRP)의 미결제약정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하며 투자심리 과열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장은 프라이데이 급락장 이후 대규모 반등세를 보였지만, 동시에 레버리지를 동반한 위험노출 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핀볼드(Finbold)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XRP는 8% 이상 반등해 직전 거래일에 증발한 약 320억 달러(약 44조 원) 규모 시가총액을 상당폭 회복했다. 이같은 급등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중국산 수입품 100% 관세’ 방침 이후 불붙은 글로벌 암호화폐 매도 사태의 역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시장에서는 단 몇 분만에 190억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반등장이 시작된 이날, XRP 일일 거래량은 40% 급증해 107억 달러를 기록했고, 미결제약정(open interest)도 13억 6천만 달러까지 2.38% 증가했다. 미결제약정은 결제되지 않은 선물·옵션 계약 잔량으로, 시장 내 레버리지(차입금 거래) 규모 지표 역할을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급등 직후에 미결제약정이 동반 상승하는 상황을 신규 투자금 유입·레버리지 베팅 재개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추가 하락 시 연쇄 청산 위험 역시 경계했다.
기술적 분석 신호도 불안 요인을 드러낸다. XRP는 보도 시점 2.58달러 선에 거래됐지만, 주간 기준 14% 이상 낙폭을 기록한 상태였다. 200일 지수이동평균선(2.63달러)을 하회한 채 심리적 저항선(3달러) 돌파에는 실패했고, 상대강도지수(RSI)는 34.5로 단기 과매도권 진입 모습이다. 2.30달러 지지선이 붕괴되면 2달러까지 추가 하락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와, 반대로 2.74달러를 회복하면 3.10달러 재탈환 여지도 함께 제시됐다.
시장 불안 심리는 고래(whale) 지갑의 대규모 이체로 더욱 부각됐다. 이날 오전, 약 2,388만 XRP(6,264만 달러 상당)가 미확인 지갑에서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로 이동한 것이 포착됐다. 대량 이체는 주로 매도 신호로 여겨져 투자자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암호화폐 주요 매체들은 “미결제약정 과열은 한 순간 시장이 반전될 경우 강제 청산(롱·쇼트 청산)이 대규모로 촉발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과열 양상은 내재가치보다 시장 심리에 의해 좌우되는 암호화폐 특성상 투자자 피해가 한순간에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단기 반등세에 편승한 무리한 투자 확장보다, 변동성 확대와 레버리지 누적에 따른 위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신중한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 및 레버리지 노출 확대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