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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노리로 숙소 찾는다"…NOL, 대화형 추천 서비스로 여행 플랫폼 재편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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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인공지능이 여행 숙소 검색 방식을 바꾸고 있다.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NOL은 구글 클라우드의 최신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추천 엔진을 도입해, 이용자가 자연어로 질문을 던지면 숙소와 레저 상품을 한 번에 걸러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단순 필터 검색을 넘어 취향과 상황을 맥락적으로 이해하는 탐색 도구가 가동되면서 국내 여행 플랫폼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고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NOL은 22일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AI 노리를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AI 노리는 개인 맞춤형 국내 숙소와 레저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에 특화된 서비스로,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해 제미나이와 버텍스 AI를 기반으로 구축했다. 지난해 11월 해외 패키지 상품에 한정했던 베타 기능을 국내 숙박과 레저 영역까지 넓힌 것이 특징이다.

핵심은 자연어 기반 질의와 하이브리드 검색, 이미지 검색 최적화 기술을 결합한 추천 구조다. 사용자는 반려동물과 함께 가기 좋은 제주 펜션 알려줘, 조용한 감성 숙소 추천해줘처럼 일상 언어로 조건을 제시하면 된다. 시스템은 문장 안에 포함된 위치, 동행인, 분위기, 가격대 등 다양한 단서를 추출한 뒤 내부 상품 데이터베이스와 결합해 최적의 후보를 걸러낸다.

 

하이브리드 검색은 키워드 중심의 전통적인 검색 방식과 의미 기반 검색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술로, 단어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아도 문맥이 비슷한 숙소나 레저 상품을 찾아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이미지 검색 최적화를 더해, 사진 중심으로 분위기를 비교하거나 유사한 스타일의 숙소를 한 번에 탐색하는 기능도 강화했다. 기존 단일 정렬 기준 검색과 비교하면 사용자가 후보를 추려내는 단계가 줄어드는 만큼 검색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차별점은 화면 구성과 상호작용 방식이다. AI 노리는 여러 후보를 한 화면에서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뷰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마음에 드는 후보를 선택하면 연관 숙소나 레저 상품을 연쇄적으로 제안한다. 예를 들어 조용한 감성 숙소를 고르면 인근 감성 카페 체험, 소규모 요가 클래스 같은 활동형 레저를 함께 묶어 보여주는 식이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객단가를 높이는 크로스셀 구조이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일정 전체를 한 번에 설계하기 쉬운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진다.

 

여행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국내 플랫폼 간 AI 추천 경쟁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여행과 숙박을 겨냥한 생성형 AI 도입이 확산되는 중이다. 해외 대형 온라인 여행사는 챗봇 형태의 여행 컨시어지 기능을 앞다퉈 내놓고 있으며, 항공권과 호텔, 액티비티를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패키지처럼 구성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NOL의 AI 노리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이용자 경험을 현지화한 사례로 해석된다.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규제 이슈도 향후 확산 속도의 변수로 꼽힌다. 개인화 추천의 정교함을 높이려면 검색 이력, 예약 패턴, 선호 지역 등 다양한 행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 관련 규정에 따라 데이터 최소 수집, 목적 외 이용 금지 원칙이 적용되는 만큼, 플랫폼 사업자는 추천 고도화와 프라이버시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마련해야 한다. 구글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활용하는 구조에서 데이터 국외 이전 여부와 보관 방식도 주요 점검 항목이 될 수 있다.

 

놀유니버스는 AI 노리를 여행 준비 전 과정의 탐색 파트너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영진 놀유니버스 데이터솔루션플랫폼 리더는 AI 노리는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고 여정을 더 편하게 준비하도록 돕는 탐색 파트너라며, 질문 한마디를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는 탐색 방식을 통해 여행·여가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노리가 국내 이용자에게 익숙해질 경우, 단일 상품 검색 중심 구조에서 여정 전체를 설계하는 여행 슈퍼앱 경쟁이 가속할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여행 플랫폼 산업 전반이 생성형 AI를 전면에 내세우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상품 차별화뿐 아니라 알고리즘 신뢰성과 설명 가능성을 둘러싼 경쟁도 불가피해지는 분위기다. 특정 숙소가 추천된 이유와 조건 변경 시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야만 이용자 신뢰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서다. 산업계는 AI 기반 탐색이 실제 예약 전환과 재방문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데이터 규제와 비용 구조 안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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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l#ai노리#구글클라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