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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뚫는 누리호 4차 발사 준비…일정 차질 없이 간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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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네 번째 비행을 위한 발사대 설치 작업이 강풍 속에서도 계획대로 이어지고 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밤 현재까지 누리호를 발사대에 세우고 주요 전기·공조 계통을 점검했으며, 남은 공압 계통 연결을 26일 오전으로 미루되 전체 발사 일정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는 이번 비행에서 반복 발사 신뢰성과 운용 안정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들어가 한국형 우주발사체 체계를 상용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에 따르면 25일 오후 8시 26분 기준으로 누리호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된 상태에서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발사체를 수직으로 세운 뒤 발사체와 지상 설비를 연결하는 전기·공조 엄빌리컬을 잇고, 비행 제어를 위해 필수적인 신호 계통 점검을 마친 상황이다. 항우연은 비행 안정성을 좌우하는 자세 제어계 점검도 이날 중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발사장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기상 여건이 악화되면서 유공압 엄빌리컬 연결과 기밀 점검 일정은 조정했다. 발사체의 추진제 주입과 밸브 제어에 쓰이는 유압·공압 계통은 강풍과 온도 변화에 민감해 안전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은 해당 작업을 26일 오전 중 완료하는 일정으로 재조정했다.

 

발사 운용 절차는 기존 시나리오를 유지한다. 유공압 계통 연결과 기밀 확인이 끝나는 26일 오후부터 본격적인 발사 운용에 들어가고, 잔여 점검과 최종 리허설을 같은 날 내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누리호 발사 목표 시각인 27일 0시 55분도 변동 없이 유지된다. 실제 발사 여부는 기상 상황과 실시간 시스템 점검 결과를 반영해 당일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비행 준비 과정은 국내 발사체 기술의 운영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의미를 갖는다. 누리호는 1·2·3차 발사에서 단계적으로 궤도 진입과 위성 탑재 능력을 입증해 왔고, 4차 비행은 이런 성능을 반복 운용 환경에서 검증하는 성격이 강하다. 발사 전날까지 이어지는 전기·공조·유공압 계통의 세부 점검과 기상 변수에 따른 작업 조정은 향후 다회 발사를 전제로 하는 실전 운용 매뉴얼 확립에도 직접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게 된다.

 

글로벌 우주 발사 시장에서는 이미 상용 발사체를 앞세운 민간 기업들이 수십 차례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과 운용 효율을 높이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예정된 발사 일정과 안전 기준을 지켜가며 비행 횟수를 쌓을 수 있을지가 향후 위성 발사 수주와 우주 산업 생태계 확장에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산업계와 연구계는 강풍 등 변수 속에서도 누리호 4차 발사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한국이 독자 발사체 정례 운용 단계로 진입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안정적인 기술 운용과 기상 리스크 관리 능력이 향후 한국 우주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조건이 되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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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