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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가 회계까지”…더존비즈온, 자율 경영 AX 전략 제시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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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이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기업 경영의 주체를 지향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이 자사 생성형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회계와 재무, 경영관리 전반을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논의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 발표를 기업용 AI 전환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데이터 통합과 업무 자동화 수준이 향후 경영 효율성 격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더존비즈온은 1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ONE 인공지능 프리뷰 2026 예측에서 실행으로 자동에서 자율로 컨퍼런스를 열고, 생성형 AI 솔루션 ONE AI를 활용한 자율형 비즈니스 환경 구현 전략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기업 회계와 재무 담당자, 경영관리 책임자, IT와 AI 사업 전문가가 참석해 AI 기반 경영 혁신 방향을 공유했다.  

ONE AI는 기업 내부에 흩어진 회계, 재무, 세무, 인사, 영업 등 다양한 시스템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사용자의 질의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업무 전 과정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RPA 방식의 반복 업무 자동화가 아니라, 생성형 AI와 에이전트 기술을 결합해 상황 판단과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자율형 운영체계로 확장하는 개념이다.  

 

기조 강연에 나선 지용구 더존비즈온 부사장은 기업의 AI 전환, 이른바 AX가 가속화되는 흐름을 짚으며, 2026년을 AI가 비즈니스 주체로 본격 활동을 시작하는 자율 경영의 원년으로 규정했다. 그는 ONE AI가 기업의 이기종 데이터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해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는 경영 환경에서 최적의 답을 제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 부사장이 언급한 AX는 기존 디지털 전환이 시스템 도입과 프로세스 개선에 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AI를 전면에 내세워 업무 설계, 실행, 검증까지 전 주기를 재구성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더존비즈온은 이를 위해 ONE AI를 자사 ERP와 그룹웨어, 세무 회계 솔루션과 깊이 연동해 데이터의 정확도와 맥락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행사에서 더존비즈온은 국내외 파트너사와 함께 AI 생태계 확장 전략도 제시했다. 조홍래 삼일PwC 파트너는 ERP를 중심으로 한 프로세스 혁신과 지능형 운영체계를 아우르는 통합 운영체계 구축 방향을 설명하며, 중견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경영 혁신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파트너가 제시한 구조는 ERP에 축적된 재무와 공급망, 인사 데이터를 기준으로 업무 흐름을 재설계하고, 여기에 AI 에이전트를 얹어 예산 수립, 실적 관리, 리스크 모니터링을 반복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수작업이 많고 표준화가 어려운 중견과 중소기업 영역에서 AX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클라우드와 인프라 측면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도 가세했다. 장창섭 AWS 매니저는 생성형 AI를 실제 프로젝트에 도입한 사례를 소개하며, 대규모 언어 모델과 기업 전용 데이터 결합이 비용 절감과 경영 의사결정 속도 개선에 어떤 효과를 내는지 설명했다. 동시에 에이전트 AI를 중심으로 더존비즈온과 협력 중인 세무 에이전트 과제를 공개해, 반복적이고 규제가 복잡한 세무 업무를 우선적으로 자동화하겠다는 방향을 선명히 했다.  

 

세무 에이전트는 각종 세법 규정과 신고 기한, 공제 조건을 학습한 AI가 기업의 회계 데이터를 자동 검토하고, 신고서 초안 작성과 리스크 알람을 수행하는 개념으로 소개됐다. 사람이 모든 규정 변경을 추적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오류를 줄이고 준법성을 높일 수 있어, 국내 기업 환경에서 실사용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생성형 AI를 활용한 ERP와 재무 관리 자동화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클라우드 ERP에 AI 코파일럿과 에이전트 기능을 탑재해 예산 책정, 시나리오별 손익 분석, 이상 거래 탐지 등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이 ONE AI와 세무 에이전트, ERP 연동 전략을 내세운 배경에도 이런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경영 의사결정에 AI 에이전트 활용이 확대될수록 데이터 보호와 책임 소재 등 규제 이슈도 부각될 전망이다. 회계와 재무 데이터는 기업의 핵심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AI 학습 과정에서의 데이터 이동과 보관, 외부 모델 활용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동시에 AI가 제안한 결과를 최종 의사결정자가 어떻게 검증하고 기록할지에 대한 내부 통제 체계도 중요해지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이번 컨퍼런스를 출발점으로 제조와 유통, 서비스, 전문직 등 다양한 산업군 고객에게 업종별 맞춤 AI 활용 방법론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 산업에 걸쳐 회계와 재무, 세무, 경영관리 프로세스의 AX를 지원하고, ONE AI를 중심으로 한 AI 기반 비즈니스 생태계를 단계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계는 향후 실제 도입 사례와 성과가 어느 수준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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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oneai#세무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