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2%대 약세…전기요금 동결에 외국인·기관 매도세 겹쳤다
한국전력 주가가 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 결정과 수급 악화 여파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동시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지며 단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 19분 현재 한국전력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00원, 2.89% 하락한 4만 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낙폭이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전기요금 동결 발표 이후 주가에 하방 압력이 꾸준히 누적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이 한국전력 실적 개선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연료비와 차입 비용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요금 현실화가 지연되면 수익성 회복 폭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같은 우려가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를 자극하며 수급 이탈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중장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전력이 2024년을 기점으로 적자 구조를 털고, 2025년에는 영업이익이 14조 원대까지 확대되는 이른바 실적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력 도매가격 안정과 비용 구조 개선, 금융비용 축소 등이 동반될 경우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CES 2026 전략도 투자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글로벌 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단독관을 운영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전통적인 공기업 이미지를 넘어 AI 기반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가속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전력 수요 관리, 계통 효율화, 데이터 비즈니스 등 신사업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투자자 대상 기업 인지도 제고에도 나설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요금 동결과 수급 부담이 주가를 눌러도, 실적 개선 경로와 디지털 전환 전략이 유효한 한 밸류에이션 하단이 두텁게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기요금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금리, 에너지 가격 변동성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요금 정책 방향과 한국전력의 중장기 재무 구조 개선 계획, CES 2026에서의 사업 청사진 제시 내용 등에 따라 투자자들의 시각이 다시 한 번 조정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향후 에너지 정책과 글로벌 기술 투자 흐름이 한국전력 주가의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