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형제 경영·연구 듀오 부상…정밀의료 혁신 속도 붙는다
의료 인공지능 기술이 병원 진단과 치료 패턴을 바꾸는 가운데, 형제 경영·형제 연구진이 이끄는 스타트업이 업계에서 조용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수년 안에 정밀의료와 병원 워크플로를 실제로 바꿀 핵심 기술이 스타트업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 속에, 고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가족 경영 구조가 초기 의료AI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의료데이터 처리, 임상현장 적용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조직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 정밀의료 스타트업 셀키에이아이에서는 이남용 대표와 이상용 최고운영책임자가 형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셀키에이아이는 인공지능과 멀티오믹스 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 질병 진단과 치료를 지원하는 정밀의료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멀티오믹스는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대사체 등 여러 생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질병 원인과 치료 반응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접근법으로, 기존 단일 유전자 검사보다 질환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존에서 정보기술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아 임원 승진을 앞두고 있던 이남용 대표는 의료AI의 성장성을 보고 회사를 떠나 셀키에이아이를 창업했다. 이후 형인 이상용 COO가 합류하면서 형제 체제가 갖춰졌다. 두 사람은 의료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고도화, 병원·제약사 협업 확대 등 대규모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병렬로 추진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상용 COO는 사내에서 형제라는 점이 오히려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남용 대표가 기술 개발과 영업, 외부 파트너십을 맡고 자신은 자금 관리와 조직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며, 깊은 신뢰를 전제로 각자의 책임 영역에 집중할 수 있어 회사 성장에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R&D와 자금 조달, 인허가와 파트너십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의료AI 시장 특성상, 리스크를 장기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경영 조합이 속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직 내부 문화는 일반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COO는 회사에서는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고, 대표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구축돼 있다며, 가족 관계가 조직 운영에 특혜나 폐쇄성을 만들기보다는 명확한 책임 구조를 전제로 한 협업 방식에 가깝다고 말했다. 의료AI 기업의 경우 의료기관, 제약사, 규제기관 등 이해관계자가 많아 투명한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과정을 요구받는만큼, 형제 경영이라도 외부와 내부에서 모두 검증 가능한 거버넌스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연구 현장에서도 형제 콤비가 의료AI 기술 개발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병원 입원 환자의 상태 악화를 사전에 예측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에이아이트릭스에서는 이주형, 이관형 연구원이 형제로 같은 연구팀에서 활동 중이다. 에이아이트릭스의 솔루션은 전자의무기록을 기반으로 환자의 생체신호와 검사 결과 변화를 실시간 분석해 중환자실 전원, 심정지 등 중증 이벤트 발생 위험을 조기에 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는 의료진의 경험과 제한된 모니터링 지표에 의존하던 부분을, AI가 수십 개 이상의 변수를 동시에 학습해 패턴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두 연구원은 형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빠르고 밀도 높은 논의가 연구 효율을 높인다고 입을 모은다. 일상 대화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구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긴급 과제나 촉박한 일정이 있을 때 시간 제약 없이 집중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서로의 연구 스타일과 강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고 곧바로 핵심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고, 이는 알고리즘 성능 개선과 실험 설계 최적화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내에서 형제 관계가 특별한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주형 연구원은 팀 내에서는 형제라는 사실보다 각자의 전문성과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협업하는 분위기라며, 리서치 팀 내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 개인적 관계가 업무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결과 중심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형 연구원 역시 다양한 직무와 시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문화 속에서 형제라는 관계가 자연스럽게 팀 시너지의 한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형제 연구진은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연구자로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익숙한 관계에 기대기보다는 각자의 연구 역량과 전문성을 더 분명하게 쌓아야 한다는 압박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로 전문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스스로에게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연구자로서 성장 속도를 높여주는 긍정적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국내 의료AI 업계에서는 유전체 분석, 영상 판독, 병원 운영 효율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스타트업이 연구·임상 검증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정밀의료 플랫폼과 병원용 예측 AI 솔루션은 고품질 의료데이터 확보, 식약처 인허가, 병원 도입 후 실제 성능 검증까지 장기 프로젝트를 수반하는 만큼, 내부 의사결정 안정성과 기술 개발 집중력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은 성능이 곧 기업 가치로 직결되기 때문에, 밀도 있는 협업 체계를 갖춘 연구 조직이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형 IT 기업과 빅파마, 병원 네트워크가 대규모 의료AI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가족 기반 창업이나 소규모 고급 인력 중심 스타트업이 틈새 영역에서 차별화한 기술을 내세우는 분위기다. 정밀의료와 병원 예측모델 분야에서 형제 경영과 형제 연구진이 보여주는 신뢰 기반 협업 구조가, 기술 상용화 속도와 품질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계는 결국 의료AI 기업이 이런 인적 구조의 강점을 규제 대응, 글로벌 파트너십,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