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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수사외압 구속 갈림길”…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23일 영장심사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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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수사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전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의 구속 여부가 23일 판가름난다. 특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이 전 장관 등 피의자들은 혐의 전반을 반박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월 23일 오전 10시 10분,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다. 이어 같은 날 오후에는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주요 간부 4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잇따라 열린다.

특검팀은 이종섭 전 장관이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당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수사 내용을 경찰에 이첩하지 못하게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강한 불만을 표현한 이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사건 기록을 전달했으나 국방부가 이를 회수하는 과정까지 이 전 장관이 이첩 보류와 회수를 직접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도 특검팀은 이종섭 전 장관이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의 격노나 수사 외압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 등 허위 내용의 공문서를 법무관리관실을 통해 생산·행사한 혐의도 거론했다. 그러나 이종섭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강한 불만 표시는 인정하면서도, 특정인의 혐의 제외나 이첩 중단 지시는 없었으며, 단지 사안의 신중 검토를 위해 사건 이첩을 보류했다고 반박했다.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역시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외압이 미친 경위를 두고 모해위증 혐의로 한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됐다.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은 7~8월 수사 진행 중 이종섭 전 장관, 김계환 전 사령관과 긴밀하게 연락하며 수사 라인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김동혁 전 검찰단장은 사건 기록 회수 과정,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은 혐의자 축소와 기록 재검토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피의자들은 모두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23일은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첫 소환조사를 통보한 날과 겹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은 주요 국방 라인을 겨냥한 특검 수사의 향방에 따라 채상병 사건의 진상 규명과 정부 책임론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특검의 구속영장 결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조사 대응에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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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채상병#특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