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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토마토와 이종교배로 탄생”…기원 규명에 농업 생명공학 주목
IT/바이오

“감자, 토마토와 이종교배로 탄생”…기원 규명에 농업 생명공학 주목

최동현 기자
입력

감자가 토마토와 밀접한 유전적 연관이 있으며, 다양한 남미 고대 식물과의 이종교배 결과로 진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연구는 감자가 지닌 독특한 떡잎줄기(덩이줄기) 형성의 기원을 밝혀내 농업 및 식물 생명공학 분야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를 농작물 품종 개량, 유전자 편집 기술 적용 확대 논의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농업과학원의 장즈양 연구원팀은 최근 발표한 국제 연구를 통해 감자의 조상이 약 900만 년 전 남아메리카에서 존재했던 식물인 에튜베로숨(Etuberosum)과 야생 토마토 종의 유전 물질이 결합한 결과임을 입증했다. 이번 분석에서 연구팀은 감자, 토마토, 에튜베로숨 및 그 근연종을 포함한 총 128개 식물의 유전체를 해독해, 감자의 중요한 진화 과정을 분자 차원에서 규명했다.

기존 연구에서도 감자가 에튜베로숨과 형태적으로 유사하다는 점이 알려졌으나, 덩이줄기를 만드는 특성의 기원은 여전히 미궁이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감자의 덩이줄기 형성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가 각각 토마토와 에튜베로숨에서 유래했음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덩이줄기 생성의 시기를 조절하는 SP6A 유전자는 토마토 계통에서, 줄기 성장 조절을 담당하는 IT1 유전자는 에튜베로숨 계통에서 기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양한 종 간 이종교배가 진화 과정에서 독특한 형태적 특성을 창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연구는 감자와 토마토라는 전혀 다른 식물군 사이의 유전적 연결고리를 밝힘으로써 농작물 진화사 연구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이번 해독이 품종 개량 및 유전자 편집 등 현대 농업기술의 신기술 적용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감자는 연간 3억5000만톤 넘게 생산되는 세계 4위의 식량작물로, 시장성과 사회 경제적 파급력이 막대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글로벌 농업 바이오기업, 종자 개발 연구기관들의 품종 혁신 전략과 맞물려 주목받는 배경이다. 이미 미국, 유럽에서는 식량작물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와 친환경 개량을 위한 연구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반면 각국의 생명공학 및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대한 규제와 인증 기준은 국가마다 달라 상업화까지 넘어서야 할 관문도 많다. 국내에서도 생명공학 안전관리법, 종자산업법 등 관련 제도 정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전체 분석 기술 발전이 농작물 기원과 개량의 미스터리를 풀고 있다”며, “이번 기초 연구가 실질적 품종 개발과 농업 생산성 혁신으로 연결되려면 제도·산업 생태계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고대 작물 유전자의 ‘재해석’ 바람이 실제 시장과 식량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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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토마토#장즈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