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또 캄보디아서 한국인 납치 신고”…SNS 협박에 가족들 불안

조보라 기자
입력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이 캄보디아에서 납치 및 고문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경북 상주 출신 30대 남성 A씨도 캄보디아 현지에서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며 사회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22일 A씨 가족이 “캄보디아로 출국한 A씨와 연락이 두절됐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8월 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이후 가족과 연락이 끊긴 상태다. 사건 발생 5일 뒤인 8월 24일, A씨는 텔레그램 영상 통화로 가족에게 “2,000만 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다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용증 내용을 적은 노트를 든 A씨의 사진이 올라오고, 가족들은 발신 번호가 확인되지 않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받았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경찰은 이 사건을 해외 범죄 조직이 한국인을 감금하고 협박·갈취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월 23일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 경찰청 국제협력관실, 외교부 영사 콜센터 등에 사건을 즉각 통보하였고, 출국 사실이 확인되자 별도로 실종 사실을 알리는 공문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캄보디아 등지에서는 ‘고수익 알바’ 등을 미끼로 한국인을 유인해 납치·감금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B씨가 “현지 박람회 참석”을 이유로 홀로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약 3주 만에 캄포트주 보코르산 인근 범죄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B씨의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로 추정했으며, 경찰은 중국인 피의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외교부 통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신고는 2022년 11건, 2023년 21건, 지난해 221건으로 매년 급증 추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212건의 신고가 접수된 상황이다.

 

피해 가족들은 SNS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위협에 시달리며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겪고 있다. 경찰과 외교 당국이 신속한 사건 해결을 위해 공조하고 있지만, 현지 수사 권한과 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한편 시민사회에서는 정부 차원의 더 강력한 예방 정책 마련과 재외국민 보호 제도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해외에선 ‘고수익 알바’ 등 유사 사례가 잇따르는 만큼, 한국 정부와 관련 기관의 실질적 대응 강화가 과제로 남았다. 경찰과 외교부는 이번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지속적으로 파악 중이며,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조보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캄보디아#한국인납치#해외범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