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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N, 짜장 한 그릇의 시간”…장철규·이덕연 부부, 두 번째 청춘→인생의 미각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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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N, 짜장 한 그릇의 시간”…장철규·이덕연 부부, 두 번째 청춘→인생의 미각이 흐른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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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퍼지는 식탁 위, ‘오늘N’은 삶의 향기와 추억을 조용히 꺼내 놓았다. 장철규, 이덕연 부부가 걸어온 47년의 시간은 캠핑 차 안 두 손의 온기 위에서 다시 젊어졌고, 산동식 짜장면의 오랜 맛은 누군가의 청춘과 정성을 그대로 담아냈다. 일상과 여행이 만나는 순간, 평범해 보였던 하루가 찬란한 기억으로 피어올랐다.

 

서울의 한 자그마한 중식당에서는 60년 손맛이 살아 숨 쉬는 산동식 짜장면이 조용히 손님을 맞았다. 화교 3대 장수화가 품은 중화의 역사에는 직접 2년간 숙성한 첨면장이 중심을 지켰다. 첨면장을 햇볕 아래 꾸준히 말리고 저으며 만들어내는 풍미는, 가족의 시간과 세월이 응축된 맛으로 이어졌다. 이국적 정취와 한국식의 온기가 교차하는 우삼보 전골, 생양파 특유의 향 사이에 스치는 시간의 흔적들은 음식의 깊이와 이야기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손끝에서 태어난 음식에는 세 명의 세월, 세 대의 꿈이 응축돼 있었다.

산동식 짜장부터 차박 부부까지…‘오늘N’, 식탁·여행이야기→인생의 맛 남기다 / MBC
산동식 짜장부터 차박 부부까지…‘오늘N’, 식탁·여행이야기→인생의 맛 남기다 / MBC

금산 적벽강이 굽이치는 정원엔 이재관이 만든 바비큐의 온기가 퍼졌다. 화로대 위 15시간 훈연된 텍사스 바비큐, 직접 빚는 치미추리 소스와 양배추 코울슬로. 이국의 손길과 한국의 입맛이 조용히 포개져 여행자에게 새로운 맛, 애틋한 하루를 남겼다. 민박집 아침을 열던 잠봉뵈르 샌드위치는 또 다른 시작을 예감한 듯 고요하게 시간의 문을 열었다. 그곳의 시간은 바람에 스미고, 여행자는 금산의 품에서 삶의 쉼표를 만났다.

 

남해 두모마을의 계단식 다랑논은 시간이 만들어낸 꽃잎의 길이 됐다. 젊은 류지철의 유자 디저트, 이장 손대한과 주민들이 정성으로 가꾼 꽃밭까지. 한때 버려진 논이었던 마을은 코스모스와 바다 풍광이 어우러지며 다시 청춘을 입었다. 경계 없는 계절의 맛과 자연이 선사한 휴식은, 마을의 기억을 더욱 특별하게 물들였다.

 

마지막 여정은 두 번째 청춘을 떠나는 장철규, 이덕연 부부가 이었다. 직접 꾸민 승합차와 소박한 차박 생활. 값진 캠핑카가 아니어도 부부에겐 자연과 가까운 하루, 한 뼘 더 자유로워진 삶이었다. 오리배, 손녀와 나눈 음식을 통해 쌓아가는 추억은 짐도, 준비도 번거로움도 모두 특별함으로 넘어갔다. 부부의 웃음과 온기 속에서, 시간은 다시 한번 젊음을 노래했다.

 

짜장면 한 그릇, 화로 위 바비큐, 다랑논을 물들인 꽃, 그리고 캠핑차 안의 조용한 새벽. 오늘의 삶을 이루는 작은 맛과 따스한 정성은, 결국 가장 평범한 곳에서 가장 진한 감동을 만들었다. 각자의 이유로 살아내는 사람들의 일상은, 오늘N을 통해 다시 한 번 생생하게 피어난다. 이 프로그램은 2025년 9월 10일 수요일 방송될 예정이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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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n#장철규#이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