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관중이 e스포츠 직관”…아너 오브 킹즈, KPL 결승서 세계 신기록 도전
모바일 e스포츠의 시장 지형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필적하는 규모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게임 ‘아너 오브 킹즈’의 프리미엄 리그 ‘2025 KPL 그랜드 파이널’이 6만2196명의 현장 관중을 동원하며, ‘세계 최다 관중 이스포츠 경기’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는 모바일 중심 e스포츠 산업이 ‘관중 기반 이스포츠 경쟁’의 새로운 분기점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아너 오브 킹즈의 개발·배급사 레벨 인피니트는 지난 10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KPL 그랜드 파이널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결승전에서는 청두 올 게이머스(AG)가 울브즈 e스포츠(Wolves Esports)를 4대2로 꺾고 2000만 위안(한화 약 39억원)의 우승 상금을 획득했다. 대회 총상금 또한 7000만 위안(약 137억원)으로, 모바일 e스포츠 단일 이벤트 기준 상위권 규모다. MVP는 AG의 이누오(YiNuo) 선수로 선정됐다.

이번 대회는 기술적·연출적 스펙에서도 업계 내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사장에는 7000㎡ 규모 파노라마형 LED 세트와 128m 길이의 초대형 메인 스테이지가 설치돼 실내외에서 대형 공연에 준하는 몰입감을 제공했다. 레벨 인피니트 측 관계자는 “세계 이스포츠 무대 중 최대 규모의 관객·무대 연출이 실현됐다”고 설명했다.
KPL은 2024년 기준 누적 조회수 830억 회, 고유 시청자 2억5000만 명을 기록하며, 중국을 비롯해 주요 신흥시장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구축하고 있다. 모바일 특유의 접근성과 실시간 경기 운영이 결합해 10~30대 층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성장세는 글로벌 진출과 타 대륙 수요로 확장되고 있다. 오는 14일부터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KIC(아너 오브 킹즈 인터내셔널 챔피언십) 2025’가 개최된다. 세계 각국 16개 대표팀이 총상금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놓고 경쟁한다. 한국의 농심 레드포스, 동남아·유럽·미주를 대표하는 팀이 대거 참여해 글로벌 이스포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전통적인 콘솔 및 PC 기반 e스포츠와 비교해, 모바일 리그는 진입장벽이 낮으면서 현장 동원력과 온라인 시청률 모두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LoL 월드챔피언십과 같은 이벤트가 4~5만 명 수준 관중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나, 모바일 단일 종목이 이 같은 수치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다.
기술·경쟁력 외에 지속가능성 분야의 성과도 부각된다. 아너 오브 킹즈는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린 게임 잼 어워드 2025’에서 트레일블레이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유엔환경계획(UNEP) 산하 ‘플레잉 포 더 플래닛’ 이니셔티브 일환으로, 탄소 저감·환경 메시지 반영 등 혁신형 게임에 부여된다. 모바일 e스포츠가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가치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중국에서는 대규모 이스포츠 개최 및 상업적 규모가 정부 정책 지원과 결합해 산업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다만 데이터 보호·청소년 규제 등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KPL처럼 6만 명 규모의 현장 관객 동원력은 모바일 e스포츠의 위상을 한층 높일 것”이라며 “관중 경험 혁신을 계기로, 글로벌 e스포츠 판도가 모바일로 중심 이동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모바일 이스포츠의 시장 확대와 제도적 정착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