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는 줄고 가격은 뛰었다”…국내 가상자산 시장, 조정 속 반등에 글로벌 영향력 재확인
현지시각 기준 11월 24일, 한국(Korea)의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 축소와 가격 반등이 동시에 관측되며 이른바 ‘조정 속 반등’ 국면이 형성됐다. 이번 흐름은 미국(USA) 기준 금리 동결 기조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대가 맞물린 가운데, 국내 원화 시장이 글로벌 가격 형성 과정에서 상당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11월 24일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한국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4조 3,44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일 대비 7,090억원 줄어 14.0% 감소한 수치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가 3조 397억원으로 전체의 70.0%, 빗썸이 1조 1,953억원(27.5%), 코인원이 887억원(2.0%), 코빗이 206억원을 기록해 국내 유동성이 여전히 상위 2개 거래소에 집중돼 있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4/1763938295759_634778930.jpg)
거래 규모가 줄었음에도 시가총액 상위 코인과 일부 테마 종목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업비트에서 24시간 기준 가장 많은 거래대금을 기록한 종목은 리플XRP로, 5,056억원이 거래되며 3,142원에 마감해 전일 대비 7.24%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4,338억원이 거래되며 개당 1억 3,356만5,000원으로 4.89% 올랐고, 이더리움은 2,133억원 거래에 431만4,000원으로 3.55% 상승했다. 스테이블코인 테더는 1,995억원 거래에 1,521원(1.20%↑), 제로지는 1,739억원 거래에 1,962원(3.21%↑)을 기록했다. 반면 인튜이션(-12.58%), 모멘텀(-15.38%) 등 일부 레버리지 기반 단기 매매 종목은 두 자릿수 하락을 보이며 변동성 확대를 드러냈다.
빗썸 역시 테더·리플XRP·비트코인·이더리움·크레딧코인·솔라나·인튜이션·매버릭 프로토콜·쑨·도지코인 순으로 거래가 집중됐다. 특히 리플XRP와 크레딧코인은 업비트와 빗썸 양쪽 모두에서 상위권을 차지해, 이슈성 종목으로 유동성이 쏠리는 편중 장세가 지속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비트코인(2,573조 278억원), 이더리움(503조 1,910억원), 테더(271조 640억원), 리플XRP(183조 3,067억원), 비앤비, 솔라나, 유에스디코인, 트론, 도지코인, 에이다 순으로, 한국 투자자에게 익숙한 종목들이 세계 시장에서도 핵심 축을 형성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통화 기준 글로벌 유동성을 보면 한국 원화 비중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코인힐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거래량을 화폐별로 환산했을 때 미국 달러가 1조 1,379억원으로 46.83%를 차지했고, 한국 원화는 5,961억원으로 24.54%에 달해 2위를 기록했다. 일본(Japan) 엔은 4,360억원(17.95%), 유로화는 1,427억원(5.87%)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 시장이 소규모 변방이 아니라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 형성 과정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가격 흐름에서는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XRP·도지코인·파이코인이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11월 23일 1억 3,337만원으로, 전일 대비 604만원(4.75%↑) 올랐다. 최근 50일간 최고가는 10월 8일 1억 7,801만원, 최저가는 11월 22일 1억 2,733만원으로, 직전 최저점 대비 약 4.7%가량 반등한 수준이다. 11월 들어 글로벌 비트코인 시장은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기조, 현물 ETF 자금 유입·유출이 뒤섞이며 급락과 급등이 반복돼 왔다. 셧다운 가능성과 유동성 위축 우려로 레버리지 포지션이 정리되며 낙폭이 확대된 뒤, 블랙록·피델리티 등 대형 운용사가 신청한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이 재부각되면서 재차 반등하는 과정에서 한국 원화 시장도 동반 회복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11월 23일 기준 430만4,000원으로 전일 대비 13만8,000원(3.31%↑)을 기록했다. 지난 50일간 최고가는 10월 6일 667만2,000원, 최저가는 11월 21일 416만3,000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강세 구간에서 동반 상승했다가, 선물·현물 ETF 수급과 레버리지 청산이 맞물리며 급등락이 반복되는 이른바 ‘휩쏘’ 장세가 이어졌다. 다만 머지 이후 업그레이드 로드맵, 프로토-당크샤딩 등 확장성 개선 계획,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 중인 스테이킹 물량과 디파이·NFT·웹3 생태계 확대가 지속되면서, 이더리움은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 인프라 자산으로 재평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가격 역시 최근 50일 최저 부근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기 바닥을 다지는 양상이다.
도지코인과 리플XRP는 하루 등락률 기준으로 비트코인·이더리움보다 더 가팔랐다. 도지코인은 11월 23일 224.0원으로 전일 대비 14.0원(6.67%↑) 상승했다. 최근 50일간 최고가는 10월 6일 379.0원, 최저가는 11월 22일 210.0원으로, 최근 저점 대비 약 6.7% 반등했다. 같은 날 리플XRP는 3,146.0원으로 전일보다 216.0원(7.37%↑) 뛰었다. 50일 기준 최고가는 10월 6일 4,262.0원, 최저가는 11월 22일 2,930.0원으로, 저점 대비 약 7.4% 회복한 수치다. 리플XRP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 소송이 2023년 판결을 바탕으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인식과, 해외에서 거론되는 XRP 현물 ETF 기대가 맞물리며 규제 리스크 완화 프리미엄을 반영해 왔다. 다만 온체인 데이터 기준 상당수 투자자가 여전히 평가손실 구간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돼, 단기간 급등 시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 공존한다.
중소형 알트코인 중에서는 파이코인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인마켓캡 기준 파이코인은 전일 대비 1.04% 오른 356.6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는 상위 코인에 비해 작지만,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도 소폭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종목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파이코인을 포함한 중소형 알트코인의 강세는 대형 코인으로 들어온 자금 일부가 단기 수익을 노리고 주변부 종목으로 순환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한 달간 시장 전체 흐름에서는 가격과 거래대금의 괴리가 두드러진다.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XRP·도지코인·파이코인 등 주요 종목 가격이 동반 반등했지만, 국내 일일 거래대금은 14% 감소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가 추가 금리 인상 우려를 누그러뜨리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한편, 최근 급등락을 겪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비중을 줄이며 ‘조심스러운 매수’에 나선 결과로 시장에서는 분석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 이더리움 스팟 ETF 논의, SEC와 주요 코인 프로젝트 간 소송 등 굵직한 재료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투자자들이 방향성에는 베팅하면서도 거래 규모는 엄격히 관리하는 국면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규제·제도 환경도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XRP 등 주요 코인에 대한 ETF 논의가 진전되면서, 시장은 규제 틀 내 편입에 따른 신뢰도 제고와 감독 강화가 초래할 혁신 둔화 우려를 동시에 소화하는 중이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국은 가상자산을 자산 성격과 기능에 따라 세분화해 규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법적 불확실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반면, 단기적으로는 각 토큰의 법적 지위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 개별 종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디파이 해킹, 프라이버시 코인 규제, 레이어1·레이어2 간 경쟁 심화 등 온체인 리스크가 상시화되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구조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존하는 구조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보면 현재 국면은 ‘조심스러운 베어장과 구조적 강세장 사이’에 위치한 과도기로 평가된다. 비트코인은 ETF 자금 흐름, 연준의 금리 경로,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따라 방향성이 크게 좌우되는 자산인 만큼, 11월 22일 형성된 최근 저점 부근에서는 레버리지 비중을 낮추고, ETF 자금 유입 여부와 미국 경제지표, 연준 발언이 금리 인하 기대를 유지시키는지 확인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수익률·가스비·온체인 거래량, 차기 메이저 업그레이드 일정이 가격을 추동하는 축으로 작용하고 있어, 디파이 예치 자산(TVL), 레이어2 네트워크 수수료, 개발자 활동 지표 등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리플XRP의 경우 SEC와의 소송 마무리 수순, XRP ETF 승인 여부, 리플 프라임·RLUSD 등 결제·기관 인프라 사업 진척도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원화 비트코인 거래 비중이 글로벌 2위라는 점도 중요한 리스크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원화 시장이 글로벌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미국 달러·일본 엔화 시장의 변동이 국내 시세에 빠르게 전이되는 구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기 뉴스에 따라 추격 매수나 공포 매도를 반복하기보다, ETF 자금 유입, 글로벌 금리와 인플레이션 경로, 온체인 활동, 거래소 보유량, 선물 베이시스 등 기초 지표를 함께 점검하면서, 레버리지 비중을 줄인 상태에서 유동성 회복과 자금 순유입이 실제로 확인될 때까지 포지션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번 조정 속 반등 국면이 향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구조와 한국의 위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