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율 20% 돌파…고영, 뇌수술 로봇·AI 반도체 장비로 실적 점프 시동
미국 뇌수술 로봇 시장 진출 기대와 AI 반도체 후공정 장비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고영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다. 11일 목요일 장 마감 기준 고영은 전일 대비 1.11% 오른 2만7,250원에 마감하며 5일 이동평균선을 지켜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지분율이 20% 선까지 치솟은 배경에 바이오와 반도체라는 이중 성장 모멘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향후 의료 로봇 상업화와 AI 관련 수주 흐름이 기업 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자료에 따르면 고영 주가는 지난 11월 3일 1만6,940원 수준에서 머물다가 한 달여 만에 60% 넘게 뛰며 12월 3일 장중 2만8,800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상승 또는 보합 흐름을 이어가며 강한 매수세를 확인했다. 12월 9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2만6,000원대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계단식 상승 패턴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분석] 외국인 지분율 20%의 함의… 고영, 뇌수술 로봇과 AI로 '이익 퀀텀 점프' 시동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494825183_179734683.jpg)
투자 심리를 자극한 핵심 요인은 의료용 로봇과 AI 반도체 장비 사업이다. 기존 주력인 표면실장기술 검사 장비의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에 더해 뇌수술 보조 로봇 카이메로와 차세대 모델 지니언트 크래니얼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부각됐다. 여기에 AI 서버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반도체 후공정용 3차원 검사 장비 젠스타 시리즈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지며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11월 14일 16.1% 수준이던 외국인 보유율은 12월 초 21.8%까지 급등했다. 특히 11월 28일에는 하루 동안 220만 주 이상을 매수하며 외국계 창구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이 확인됐다. 이후 12월 9~11일 사이 외국인이 약 100만 주를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지만, 지분율이 여전히 19%대에 머물며 추세 이탈보다는 포트폴리오 재조정 성격이 짙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 매물의 상당 부분을 받아내며 손바뀜을 주도했다.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개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11월 초 대비 거래량이 5배 이상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투자 주체 간 매매 공방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과거처럼 외국인 매도에 따른 급락 패턴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다.
동종 업계와 비교할 때 사업 구조와 수급 모두에서 차별성이 부각된다. 고영의 시가총액은 약 1조8,700억 원으로 코스닥 39위이며 상장주식수는 6,865만 주 수준이다. 경쟁사 이수페타시스와 대덕전자가 인쇄회로기판과 기판 중심 사업을 영위하는 것과 달리 고영은 로봇과 AI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도 약 19.7%로 대덕전자 12.9%를 웃돌며 글로벌 자금의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전망도 공격적이다. 2024년 영업이익은 33억 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지만, 2025년 컨센서스는 1,5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6배 확대될 것으로 제시됐다. 2024년 기준 26배 수준이던 주가수익비율은 2025년 예상 실적을 적용하면 빠르게 낮아질 여지가 있다. 고영은 지난 9월 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32%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이익 체력 회복 신호를 보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부채비율은 16%대로 업계 최상위권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 변동에 대한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주가 상승 모멘텀의 직접적인 기폭제는 미국과 유럽 현지 전시회 활동이었다. 고영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AES 2025 미국뇌전증학회에 참가해 뇌수술용 로봇 지니언트 크래니얼을 선보이며 글로벌 의료진의 관심을 끌었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부터 미국 내 주요 병원에 설치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장비 일회성 판매에 그치지 않고 소모품과 서비스 매출이 더해지는 구조적 성장 기반이 갖춰질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독일 뮌헨 전자생산설비 박람회에서 공개한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KSMART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제조 공정 무인화와 고도화 흐름 속에서 공장 전체 효율을 극대화하는 솔루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수주 확대가 실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전자부품 업황 회복 국면과 맞물려 고영의 검사·측정 장비 포트폴리오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내 미세 공정 경쟁은 고영에게 추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칩렛 패키징 등 공정이 복잡해질수록 3차원 검사 장비의 필요성이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온디바이스 AI 수요 확대와 함께 칩 성능과 신뢰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고영이 강점을 가진 3D 측정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만과 중화권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 투자 재개 움직임은 향후 수주 모멘텀을 강화할 수 있는 요소로 거론된다.
다만 단기 과열 논란도 제기된다. 데이터 기반 추정치에 따르면 2025년 예상 실적을 감안한 PER이 여전히 160배 수준에 머물러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지 않다. 실제 이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호재와 악재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급등 과정에서 신용 융자 잔고가 늘었을 가능성도 있어 시장 전반 조정 시 레버리지 물량이 일시에 출회될 경우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2만5,000원 지지선이 단기 분수령으로 꼽힌다. 이 구간은 최근 상승 추세선 하단이자 거래량이 집중된 가격대로, 방어에 성공할 경우 직전 고점 2만8,800원대를 재차 시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반대로 외국인 대량 매도가 재차 나타나면서 2만5,000원이 이탈될 경우 조정 폭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경계도 병존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 재유입 여부를 확인하며 분할 매수 방식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의료 로봇의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과 공급 계약 공시가 주가 레벨업의 핵심 트리거로 거론된다. 동시에 반도체 설비 투자 사이클이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지, AI 서버와 온디바이스 AI 관련 장비 수요가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상 환율 흐름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고객사 투자 지연 가능성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향후 고영 주가 흐름은 의료 로봇 상업화 진전 속도와 반도체 장비 발주 회복 강도, 그리고 외국인 수급 방향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