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부족하다고 밭 묵힐 수 없다”…이재명 대통령, 확장 재정에 국회 협력 촉구
확장 재정에 대한 정치적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대규모 예산안을 확정하며 국회에 적극적 협력을 요청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이 728조 원으로 책정돼 4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하자, 재정운용의 방향성과 효율성을 둘러싼 논쟁에도 불이 붙었다.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된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도 본예산을 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뿌릴 씨앗이 부족하다고 밭을 묵혀두는 우를 범할 수 없다”며 국가 채무 부담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673조3천억 원)보다 54조7천억 원(8.1%) 늘어난 728조 원에 달한다. 이는 2022년도 예산안 편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통한 경제회복과 성장을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국회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차질 없는 예산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국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경제 대혁신과 성장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혁신과 수출 의존형 경제의 구조 개선이라는 두 과제를 안고 있다"며 “예산안의 핵심은 이 두 과제의 동시 해결에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예산 재원 부족을 민간 시장과의 협력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간접자본은 민간 자원을 통해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공공과 민간의 중간 형태를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국가와 민간이 함께 적당한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국민 이익으로 환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전 정부의 예산운용에 대해 ‘분식회계성 무책임 예산’ 표현까지 사용하며 예산 정상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대변인은 “전 정부에서 꼼수 재정이나 기금 여유 재원을 무리하게 끌어다 쓴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야권에서는 국가 채무 증가 우려와 재정건전성 확보 필요성을 들어 정부 예산의 방만 운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집권여당은 경제 회복과 미래 투자 확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을 내세워 맞서고 있다.
정부는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내달 3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거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치열한 협상이 예고된 가운데, 확장 재정 논쟁은 향후 예산 심의에서도 정파를 가리지 않고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