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웹툰 데이터자산…네이버웹툰, 명작 극장으로 플랫폼 가치 부각
웹툰 플랫폼의 장기 서비스 데이터와 지식재산권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한국 서비스 오픈 20주년을 맞아 기념 웹툰을 선보이며 플랫폼에 축적된 인기 IP를 한데 모으는 장치를 마련했다. 자체 제작 기념 시리즈를 통해 헤비 이용자와 라이트 이용자 모두에게 과거 히트작을 다시 노출하며,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는 콘텐츠 플랫폼의 브랜드 파워를 재확인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대형 플랫폼 간 웹툰 IP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의 상징적 이벤트로 해석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4일 20주년 기념 웹툰 20주년 명작 극장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마음의소리의 조석 작가와 기자매의 범배 작가가 참여해 지난 20년간 네이버웹툰을 대표해온 작품들을 작가별 개성 있는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23일 게재된 범배 작가의 첫 회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화요일, 금요일, 일요일에 한 편씩 총 22화가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20년간의 연재 데이터와 이용자 반응을 바탕으로 추려진 플랫폼 대표작들이 등장한다.

범배 작가의 편에서는 네이버웹툰 20주년 파티 초대장 주소가 잘못 적히는 설정을 활용해 다양한 인기 웹툰 속 주인공들이 기자매 집에 몰려드는 구조를 취했다. 기자매를 비롯해 이말년서유기, 가비지타임, 여신강림, 외모지상주의, 똑닮은딸, 유미의세포들, 스위트홈, 마루는강쥐, 타인은지옥이다 등 10개 작품의 캐릭터가 등장해 서로 다른 장르와 팬덤을 교차 접점에 세운다. 에피소드별로 범배 작가가 직접 그린 20주년 기념 축전과 각 작품에 대한 소감이 함께 공개될 예정이어서, 웹툰을 매개로 한 2차 창작과 팬아트 문화까지 아우르는 팬 서비스 성격도 더해졌다.
조석 작가는 마음의소리 특유의 풍자와 패러디 요소를 바탕으로 네이버웹툰 대표작들을 재해석한 에피소드를 준비 중이다. 노블레스, 치즈인더트랩, 연애혁명, 신의탑, 죽음에관해, 프리드로우, 패션왕, 입시명문사립정글고등학교, 갓오브하이스쿨, 선천적얼간이들 등 장기 연재와 글로벌 번역을 통해 플랫폼 성장에 기여한 작품들의 명장면과 인물이 조석 작가의 화법 안에서 재배열된다. 특히 여러 장르의 히트작을 하나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는 방식은, 장기간 축적된 IP를 새로운 스토리텔링 실험의 소재로 전환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웹툰 산업에서는 이번 20주년 명작 극장이 단순한 기념 이벤트를 넘어, IP 라이브러리의 재활용과 팬덤 유지 전략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방대한 히트작 풀을 한 번에 조명함으로써 신규 독자에게는 추천 가이드 역할을, 기존 독자에게는 향수와 재구독을 유도하는 계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사 대표작군을 명확히 정의하고 브랜드 스토리로 묶어내는 작업은, 해외 OTT와 웹툰 플랫폼 간 경쟁에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어필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채유기 네이버웹툰 한국 서비스 부사장은 지난 20년간 네이버웹툰을 빛낸 작품과 작가, 그리고 독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명작 극장이 모두에게 지난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 부사장은 다음 달 추가로 공개될 20주년 감사 이벤트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이 이번 기념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데이터 기반 추천, IP 확장, 글로벌 동시 연재 등 기존 전략을 한층 고도화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20년에 걸쳐 축적된 웹툰 자산을 어떻게 재조합하느냐가 향후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