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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암호화폐 경계 사라지나”…리플·스페인 BBVA, 디지털 자산 수탁 협력 확대
국제

“은행권-암호화폐 경계 사라지나”…리플·스페인 BBVA, 디지털 자산 수탁 협력 확대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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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9일, 유럽 스페인의 대형은행 BBVA와 블록체인 기업 리플(Ripple)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디지털 자산 수탁 기술을 BBVA의 암호화폐 서비스에 통합하기로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규제법(MiCA) 시행 이후 은행권이 본격적으로 디지털 자산 분야 진출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되며, 기존 스위스와 튀르키예에 이어 리플의 유럽 내 금융기관 제휴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사의 합의에 따라 BBVA는 최근 도입한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거래 및 수탁 서비스를 리플의 수탁 인프라 기반으로 제공하게 됐다. BBVA 디지털자산 부문 책임자인 프란시스코 마로토(Francisco Maroto)는 “이번 통합을 통해 고객들에게 안전하고 종합적인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통 금융권이 은행 시장 내 고객 수요 확산과 규제 명확성을 바탕으로 가상자산 서비스를 확대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리플, 스페인 BBVA와 디지털 자산 수탁 협력 확대
리플, 스페인 BBVA와 디지털 자산 수탁 협력 확대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지난 6월부터 시행된 EU MiCA 법이 자리잡고 있다. MiCA는 암호화폐 산업에 법적 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각국 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리플 유럽 총괄 캐시 크래독(Cassie Craddock)은 “MiCA가 제공하는 제도적 틀 덕분에 은행들이 고객이 요구하는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자신 있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리플은 지난해 스위스의 암호화폐 수탁 기업 메타코(Metaco)를 인수해 ‘리플 커스터디(Ripple Custody)’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60개 이상의 글로벌 규제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번 스페인 BBVA와의 계약은 리플의 유럽 내 입지 확대와 동시에, 전통 은행이 제3자 외부업체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와 직접 가상자산 서비스를 구축하는 새로운 추세를 상징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은행과 암호화폐 제공업체 간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며, 이번 파트너십이 보다 넓은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 흐름을 촉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디어는 규제 준수와 보안성 강화, 그리고 서비스 다양화가 향후 암호화폐-은행 협력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본격 참여가 유럽을 중심으로 규제 친화적 암호화폐 생태계 확산을 가속화할 전망”이라며, 리플과 글로벌 금융기관 협력이 국제 금융시장 구조 변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 이행과 금융소비자 보호, 그리고 기타 국가로의 확산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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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bbva#m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