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이자 지급 허용, 예금 유출 우려”…미국 은행권-가상화폐업계 정면 충돌
현지시각 25일, 미국(USA)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둘러싼 은행업계와 가상화폐업계 간의 첨예한 대립이 공식화됐다. 미국은행연합회(ABA) 등 주요 은행 로비단체들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 대한 이자 지급이 대규모 예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로 인해 미국 금융권 전반에 걸쳐 경쟁구조 및 자금 흐름 변화가 예상되며, 관련 정책의 방향성이 국제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은행권이 우려를 표명하는 배경에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니어스 법’에 서명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공식화된 점이 크다. '지니어스 법'은 원칙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이익금이나 이자 지급을 금지하고 있으나, 거래소에서는 예외적으로 '테더(Tether)', '서클(Circle)' 등 제3자 발행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간접적 이자 지급이 허용된다. 이에 대해 미국은행연합회(ABA), 은행정책연구소(BPI), 소비자은행연합회(CBA)는 이러한 거래소 서비스가 전통 은행 예금과의 불공정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 재무부의 4월 보고서를 언급하며, 은행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이자 지급 확산이 미국 내 시중은행 예금 잔액 중 최대 6조6,000억 달러(한화 약 9,180조 원) 규모의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리 인상 압력과 대출 감소, 신용창출 저하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문기관 ‘금융의 미래’의 로닛 고스 책임자는 지난 1980년대 머니마켓펀드(MMF) 고금리 유입으로 예금이 유출됐던 사례를 상기시키며 “유사한 금융지형 변화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wC의 션 비에르구츠 자문 책임자도 “은행이 예금 유치 압박으로 금리 인상이나 도매시장 의존도를 늘릴 경우, 신용거래 전반의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혁신을 위한 가상화폐위원회, 블록체인협회 등 가상화폐 업계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해당 규제가 산업 성장과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하고, 기존 대형 금융기관에 더 유리한 시장 환경을 조성한다며, “은행권의 이자 제한 요구가 오히려 반경쟁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주요 상원의원에게 보낸 공식 서한에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전체 금융산업의 혁신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즈, 뉴욕타임스 등 유력 외신들도 이번 논란을 ‘디지털 금융 생태계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전선’으로 해석했다. 국제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가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 속도, 은행 예금 구조, 나아가 미국 경제 시스템에 장기적으로 어떤 지각변동을 초래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은행과 가상화폐업계 간의 규제 논쟁이 미·중 기술패권, 글로벌 금융 혁신 질서 재편과 맞물려 새로운 국제 규범 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사안이 미국 내 금융산업의 경쟁 구도와 국제 디지털 자산 시장의 파워게임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정책 결정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 환경에 미칠 실질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