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에도 성장 지속”…인도(India), S&P가 본 6%대 중후반 성장 전망과 무역 협상 변수
현지시각 기준 25일, 인도(New Delhi, India)에서 인도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가 미국(USA)의 초고율 관세 부과에도 인도의 견조한 내수를 근거로 향후 수년간 6%대 중후반 성장을 예상한 것이다. 인도와 미국 간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와 세제 개편을 축으로 한 인도 경제의 복원력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 쏠린다.
S&P는 최근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인도 경제가 2025∼2026 회계연도에 6.5%, 그 다음 회계연도에는 6.7%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올해 1분기(4∼6월)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해 최근 5개 분기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이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속에서도 국내 소비가 강하게 유지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S&P는 다만 현 회계연도 2분기 인도 GDP 성장률은 미국의 관세 여파로 상당폭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연간 기준으로는 인도 경제가 성장 동력을 유지할 것으로 평가했다. 인도 정부가 발표할 공식 2분기 GDP 성장률 수치는 현지시각 기준 28일 공개될 예정이며, 시장은 실제 수치가 S&P의 전망과 어느 정도 일치할지 주시하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올해 인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6.8%로 제시했다. 인도 통신사 PTI는 이 수치가 직전 회계연도의 실제 성장률 6.5%를 웃돈다며, 금융당국이 인도 경제의 펀더멘털을 비교적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은행 전망이 신용평가사의 중기 전망과 대체로 비슷한 범위에 위치하면서, 성장 경로에 대한 기관 간 시각 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P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인도에 부과한 관세가 수출 지향적 제조업 중심의 인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문제 삼으며 지난 8월 27일부터 인도산 수출품 대부분에 제재적 성격의 관세 25%를 포함해 총 50% 수준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관세 인상은 인도의 섬유, 화학, 공산품 등 노동 집약적 제조업 부문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S&P는 미국 내 일부 정책 변화 움직임을 거론하며, 최근 들어 인도산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도 정부는 수출선 다변화와 국내 수요 확대 정책을 통해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현재 관세 문제를 포함한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다. S&P는 인도가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할 경우 양국 무역에서 불확실성이 줄고 상호 신뢰가 높아지면서 인도의 노동 집약적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상이 미국의 관세율을 어느 수준까지 낮출지, 러시아산 원유 문제에 어떤 정치적 절충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S&P는 인도 경제의 성장세가 대외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내부 요인에 힘입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인도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한 상품·서비스세(GST) 개편, 소득세 인하, 금리 인하 조치를 대표적인 성장 촉진 요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조치가 투자 확대 못지않게 민간 소비를 부양해 향후 2개 회계연도 성장률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인도는 이미 높은 성장률과 인구 규모를 바탕으로 중장기 유망 투자처로 부상해 있다. 미국과의 관세 갈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내수 기반과 제도 개혁이 어느 정도 이를 상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국제사회는 인도와 미국 간 무역협상 진전, 관세 인하 여부, 그리고 이에 따른 인도 성장률 경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