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기업가치 15조1천억 산정…네이버파이낸셜,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100퍼센트 자회사 편입 추진
네이버가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100퍼센트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하면서 디지털 자산 기반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 기업가치를 각각 4조9천억원, 15조1천억원으로 평가한 대형 거래인 만큼 향후 국내 디지털 금융·가상자산 업계 지형에도 적지 않은 파급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디지털 자산 기반 미래 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제시했다.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자회사가 되고,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70퍼센트를 보유한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양사는 기존 사업을 각각 그대로 영위하면서 경영 효율성 제고와 주주가치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주식 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를 배정하는 1대 2.54로 확정됐다. 네이버는 양사 발행주식 총수가 서로 다른 점을 반영해 기업가치와 발행주식 수를 함께 고려한 결과, 1주당 교환가액을 두나무 43만9천252원, 네이버파이낸셜 17만2천780원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는 네이버파이낸셜 4조9천억원, 두나무 15조1천억원으로 책정됐고, 이에 따라 기업가치 비율은 1대 3.06으로 설정됐다. 네이버는 이러한 산정이 두 회사의 미래 수익 창출력과 현금 흐름을 반영한 현금 할인모형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앞세운 두나무의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네이버는 이번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주식 교환이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는 관련 법적 절차 진행을 위한 사전 공시 단계로, 이후 거래 추진 과정에서 반대주주 보호 절차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주주총회 이전에 이번 이사회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가 서면으로 반대 의사를 제출할 경우 주식 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주식 매수 청구권은 구조 재편 과정에서 소액주주 보호 장치로 활용돼 왔지만, 행사 규모가 커질 경우 거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해 왔다.
이번 거래에서도 매수 청구권 규모가 핵심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네이버는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규모가 1조2천억원을 초과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자회사 편입 거래가 무산될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반대 매수청구 규모가 과도하게 커질 경우 자동 해제나 주식 교환 조건 재협상 등 거래 구조 조정 가능성도 열어 둔 상태다.
네이버는 주식 매수 예정 가격을 네이버파이낸셜 1주당 17만2천780원으로 확정해 공시했다. 향후 시장 상황과 주주 반응에 따라 실제 행사 규모와 거래 최종 성사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네이버가 선택한 디지털 자산 중심 성장 전략의 방향성과 함께 단기적인 지분가치 희석, 지배구조 변화가 맞물린 복합 변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거래 세부 내용과 향후 사업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27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기업 결합 추진 배경과 중장기 전략, 통합 이후 사업 시너지 창출 방안 등을 공식적으로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에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겸 창업자와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직접 참석해 양사 협력 방향과 사업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양사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한 자리에 나서는 만큼 두 회사의 결합을 통한 디지털 금융·가상자산·콘텐츠 연계 전략 등 큰 그림이 공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한 네이버에서는 최수연 대표와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두나무에서는 오경석 대표가 참석해 경영진 차원의 향후 추진 전략을 공유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업비트, 네이버페이 등 기존 플랫폼에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출시, 글로벌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 확장 청사진을 어느 수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주식 교환을 통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네이버가 디지털 자산을 핵심 축으로 하는 금융·투자 플랫폼 그룹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주주 보호 장치와 규제 환경,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 등이 얽힌 만큼 향후 거래 진행 상황과 감독당국의 대응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