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푸른 바다와 바삭한 닭강정”…속초의 맛과 풍경이 부른 재발견
라이프

“푸른 바다와 바삭한 닭강정”…속초의 맛과 풍경이 부른 재발견

정하준 기자
입력

요즘 속초를 향해 떠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단순한 휴양지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미식과 풍경, 그리고 사람의 일상이 공존하는 도시의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여행이 곧 삶의 태도가 되는 흐름이 담겨 있다.

 

속초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동해의 푸른 파도와 설악산의 넉넉한 품이다. 드넓은 속초해수욕장은 햇살 부서지는 백사장과 바람 가득한 파도 소리가 일상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게 만든다. 해변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들고 수평선을 바라보는 시간만큼, 여유로운 여행의 의미를 실감하는 순간도 없다. 여름이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북적이고, 저마다의 속도로 바닷가를 거닌 뒤 해변 주변을 사진으로 남기곤 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출처: 한국관광공사

먹거리는 속초만의 여행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속초 중앙로147번길에 자리한 중앙닭강정 본점은 50여 년 전통이 한 자리에 머무는 곳이다. 특별히 숙성한 양념과 신선한 국내산 닭이 만나, 한입 베어물었을 때의 바삭함과 진한 풍미가 남다르다. 맵기 선택이 가능해 매운맛과 달콤한 맛,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깃들여 있다. 방금 튀긴 닭강정도 좋지만, 잠시 식힌 뒤에 한 입 더하면 또 다른 바삭함이 남는다는 점에서 그만의 별미로 꼽힌다.

 

속초 곳곳에는 이런 ‘일상 속 특별함’이 숨어 있다. 교동로의 속초751샌드위치 본점처럼 바쁜 하루 속에서도 건강한 한 끼를 찾는 이들을 위한 카페형 샌드위치 가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선한 재료 손질부터 감각적인 인테리어, 격의 없는 서비스까지. 그곳에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속초라는 도시가 여행자에게 건네는 환대의 방식이 느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속초는 바다와 산, 그리고 로컬 맛집이 어우러진 복합 여행 코스로 각광받으며 연중 내내 꾸준한 방문객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NS엔 ‘속초 인증샷’이 쉬지 않고 올라온다. 실제로 “닭강정 먹으러 하루치 시간을 비운다”거나 “해변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휴식 그 자체”라고 표현하는 이들이 많다.

 

여행가 최민지 씨는 “한 끼 샌드위치에도 마음을 담고, 쉬는 밤에는 해변의 바람을 기억하게 된다”며 “속초에서의 하루가 내 안의 속도를 다시 맞추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나만의 속초 맛집을 찾았다”, “매년 같은 바다지만 감정은 다르게 새겨진다” 등, 이미 한 번쯤 속초를 경험한 이들의 공감이 이어진다.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 가기보다는, 익숙한 곳에서 조금 다른 순간을 발견하는 여행. 그런 흐름이 속초에서 자연스럽게 읽힌다.

 

결국 속초는 단지 힐링을 위한 여행지가 아닌, 일상의 리듬을 새로 쓰는 계기를 주는 곳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하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속초#중앙닭강정#속초751샌드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