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액 하루 새 12.9% 급감”…韓 원화시장 관망 모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와 엇갈린 흐름
11월 26일(현지시각 기준) 한국(Korea) 원화 기반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 규모가 하루 새 10% 이상 줄며 뚜렷한 관망 국면에 접어들었다. 같은 시기 미국(USA) 증시는 인공지능(AI) 기대와 금리 인하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위험자산 선호 회복을 보여, 코인 시장과 전통 금융시장의 온도 차가 부각되고 있다. 10월 이후 이어진 코인 강세장이 11월 들어 조정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리와 규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을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월 26일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4조 2,952억원으로 전일보다 6,359억원 줄어 12.9% 감소했다. 단기 반등 직후 매수세가 한 박자 쉬어가며 변동성도 완화되는 양상이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가 2조 8,252억원으로 전체의 65.8%를 차지했고, 빗썸 1조 3,207억원(30.7%), 코인원 1,205억원(2.8%), 코빗 288억원 순으로 상위 두 곳에 거래가 집중됐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6/1764109471474_264502247.jpg)
종목별로는 단기 이벤트와 테마에 따라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업비트에서는 모나드가 4,952억원 거래와 33.77% 급등으로 거래액 1위에 올랐고, 웨이브와 플라즈마도 각각 15.65%, 3.68% 상승해 일부 알트코인 단기 매매 수요가 이어졌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비트코인은 1억 3,000만1,000원으로 1.94%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4,361,000원으로 1.58% 내렸다. 솔라나는 204,100원으로 1.78% 떨어졌고, 리플XRP를 나타내는 엑스알피리플은 3,258원에 마감해 2.48% 하락했다. 도지코인은 226원으로 0.44% 소폭 내렸고, 인튜이션은 8.92% 급락해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부담을 드러냈다.
빗썸에서는 테더, 리플XRP, 모나드,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도지코인 등 주요 종목에 거래가 몰렸다. 테더가 거래액 1위, 리플XRP가 2위, 모나드가 3위를 기록하며 원화·달러 스테이블코인과 단기 급등 알트코인, 시가총액 상위 코인이 혼재된 상위권 구도를 형성했다. 장중 뚜렷한 방향성보다는 회전 매매와 단기 테마 플레이가 두드러진 전형적인 조정장 패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구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 비트코인이 약 2,540조 4,807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고, 이더리움(516조 3,125억원), 테더(270조 4,029억원), 리플XRP(192조 6,645억원), 비앤비, 솔라나, 유에스디코인, 트론, 도지코인, 에이다 순으로 뒤를 이었다. 코인힐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법정통화 거래 비중은 미국 달러가 49.50%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일본(Japan) 엔이 23.64%, 한국 원이 17.76%, 유로(EUR)가 3.58% 순이었다. 한국 원화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비트코인 유동성 허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분위기가 다소 달랐다. 뉴욕증시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43% 상승했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0.91%, 0.67% 올랐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엔비디아만 하락하고 나머지 대형 기술주가 오르면서 AI 테마 기대가 다시 강화됐다. 구글의 제미나이 3.0 출시와 자체 텐서처리장치(TPU) 확장, 메타의 구글 TPU 도입 검토 소식은 전통 반도체와 AI 칩 밸류체인 전반의 재평가를 자극했다.
미국 거시 지표도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와 부합하고 소매판매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80%대까지 높아졌다. VIX(변동성) 지수는 18선까지 내려가 변동성 축소와 위험자산 선호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AI 성장 스토리와 완만한 금리 인하’ 조합이 기술주와 같은 고위험 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에도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고평가 자산을 둘러싼 밸류에이션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조정 사례에서 보듯 기술주 일부에서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축소와 포지션 재조정이 동반되는 국면이다. 10월 이후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9만~10만달러 박스권 상단까지 치솟았다가, 10월 중순 플래시 크래시 이후 한 달 사이 약 19~20% 되돌림을 거친 흐름이 대표적이다.
지금의 조정은 빠르게 오른 가격에 대한 자연스러운 되돌림이라는 평가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친가상자산 공약 기대 속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간 급등했고, 차기 행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편입하고 은행 접근 및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여기에 현물 비트코인 ETF와 옵션 상장이 잇따르며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확대됐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상장사들이 대규모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 공급 측이 빠듯해진 점도 강세 흐름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현물 ETF 순유입이 순유출로 돌아선 데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겹치면서 조정 폭이 커졌다. 미국 증시의 AI 관련주 변동성과 중앙은행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영향으로 전통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고,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도 위험 회피 심리에 따른 자금 이탈을 경험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올해 고점 대비 약 500억달러 낮은 3.7조달러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다.
한국 원화 시장에서 비트코인 흐름은 글로벌 가격 조정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 기준 11월 25일 비트코인 시세는 1억 2,984만원으로 전일 대비 273만원(2.06%) 하락했다. 지난 50일간 최고가는 10월 8일 1억 7,801만원, 최저가는 11월 22일 1억 2,733만원이다. 최근 가격은 50일 최저점 대비 약 2.0% 반등한 수준에 그쳐, 달러 기준 글로벌 강세장에 비해 원화 기준으로는 조정 폭과 회복 폭 모두 제한적이다. ETF를 통한 해외 기관 자금 유입이 주로 달러 시장에 집중되고 국내 시장은 개인 위주 단기 매매 비중이 높다는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더리움 역시 비트코인과 같은 매크로 환경 영향을 받으면서도 고유 이슈에 따라 더 큰 변동성을 보였다. 업비트 기준 이더리움 현재가는 4,358,000원으로 전일 대비 73,000원(1.65%) 하락했다. 50일간 최고가는 10월 8일 6,530,000원, 최저가는 11월 21일 4,163,000원으로, 최근 가격은 단기 저점 대비 소폭 반등에 그치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는 3,8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4,200달러 강한 저항선 돌파 여부가 향후 방향을 가를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2일 차트 기준 숨겨진 강세 다이버전스가 관찰돼 단기 조정 후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댄컨(Dencun) 업그레이드 이후 레이어1·레이어2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네트워크 수익성이 감소했고, 11월 중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순유출이 이어진 점은 부담 요인이다. 현물 ETF 수요가 꾸준히 유지돼야 가격 상승 탄력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레이어2 확장, 스테이킹 수익, 실물자산 토큰화 같은 구조적 수요가 유효해 과도한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제시되지만, 4,200달러를 명확히 돌파하기 전까지 레버리지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도지코인은 밈코인 특유의 변동성을 유지하면서도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흐름을 보였다. 업비트 기준 11월 25일 도지코인 시세는 226원으로 전일 대비 1원(0.44%) 하락했다. 지난 50일간 최고가는 10월 8일 369원, 최저가는 11월 22일 210원으로, 최근 가격은 최저점 대비 약 7.6% 반등한 수준이다. 단기 저점에서 매수 유입은 있었지만 거래 규모는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XRP보다 작아, 과거와 같은 대규모 ‘밈 랠리’보다는 기술적 반등 차원의 박스권 장세에 가깝다는 평가다.
리플XRP는 규제 리스크 완화와 ETF 기대, 파트너십 이슈가 겹치며 최근 한 달 사이 뉴스에 가장 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업비트 기준 11월 25일 3,258원으로 전일 대비 83원(2.48%) 하락했지만, 11월 22일 기록한 50일 최저점 2,930원과 비교하면 11.2% 상승한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장기 소송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가운데, XRP가 ‘유틸리티 토큰’ 지위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플 측이 벌금과 합의금을 납부하며 규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걷어낸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현물 XRP ETF 신청과 비트코인·XRP 혼합 ETF 구상, 글로벌 은행·결제사와의 제휴 확대, 2025년 스웰(Swell) 컨퍼런스에서 예상되는 신규 파트너십 발표 기대 등도 상승 모멘텀을 뒷받침했다. 다만 ETF 기대와 규제 리스크 완화가 상당 부분 가격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지표와 연준 발언에 따라 위험자산 전반에 이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경우, XRP 역시 단기 랠리 이후 되돌림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이코인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메이저 코인과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파이코인은 전일 대비 0.56% 상승한 353.4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 규모는 메이저 대비 크지 않지만,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XRP·도지코인 등 주요 코인이 동반 하락한 날에도 소폭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며 포트폴리오 내 방어적 알트코인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다만 프로젝트 실질 활용도와 온체인 지표에 비해 현재 가격 수준이 적정한지에 대한 검증은 충분치 않아, 단기 가격 추세보다는 개발 로드맵과 상장 현황 등 펀더멘털을 우선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로벌 차원에서 최근 한 달간 코인 시장 변동을 설명하는 축으로는 금리, 규제, ETF, 온체인 펀더멘털 네 가지가 꼽힌다. 우선 연준의 9월 첫 기준금리 인하와 12월 추가 인하 기대 확산은 위험자산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실질금리가 정점에서 내려오고 소비 지표가 둔화되면서 연준의 완만한 완화 기조에 대한 신뢰가 커졌고, 이는 기술주와 함께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고변동 자산에 대한 투자 여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규제 환경 변화도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자산 포괄 규제 법안 통과와 SEC 수장 교체 가능성, 트럼프 당선인의 친가상자산 기조 등으로 제도권 편입 기대가 부상했다. XRP 소송 정리,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 추진, 리플XRP와 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코인 현물 ETF 신청은 ‘규제 리스크 해소에서 ETF 상장, 기관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ETF를 중심으로 한 자금 흐름도 핵심 변수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이미 글로벌 대체자산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고, 이더리움·리플XRP로의 확장이 논의되면서 ETF 순유입·순유출이 곧바로 현물 매수·매도로 연결되고 있다. 여기에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희소성, 이더리움의 레이어2·스테이킹·수수료 구조 개편, 리플XRP의 국경 간 송금 및 디파이 활용 확대 등 온체인·기술 업그레이드 요인도 중장기 밸류에이션 하단을 지지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전략은 단기와 중장기로 나뉜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관리와 레버리지 축소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최근 한 달간 플래시 크래시와 ETF 자금 방향 전환, 레버리지 청산이 겹치면서 비트코인이 20% 안팎 조정을 겪었고, 이더리움·리플XRP·도지코인도 동반 흔들렸다. 국내에서는 코인마켓캡 기준 일일 거래액이 하루 만에 12.9% 줄어든 만큼, 개인 투자자 유입이 둔화된 상황에서 추격 매수보다 지지·저항 가격대를 기준으로 한 분할 매수·분할 매도 전략이 제시된다.
중장기적으로는 ETF 자금 흐름과 규제·정책 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비트코인·이더리움을 코어 자산으로 유지하되, 리플XRP처럼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종목과 실사용 기반이 강화되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비중을 조정하는 접근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윤곽, 연준의 금리 경로, SEC 수장 교체와 가상자산 관련 법안 처리 속도가 향후 6~12개월 코인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국제사회는 ETF·정책·온체인 펀더멘털이 어느 수준까지 정렬될지에 따라 이번 조정 국면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어떤 궤적으로 재편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