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봉와직염, 물놀이는 경계”…고위험군 감염병 대응 촉각
여름철 바닷가 물놀이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해수 접촉 뒤 다리 붓기·통증 등 이상 증상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브리오 패혈증과 봉와직염 등 치명적 감염병이 신속하게 진행돼 초기 대응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올해 감염 사례 확산을 “기후 변화에 따른 감염병 관리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며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세균이 원인으로, 일반인은 주로 생선회나 조개류 섭취로 감염된다고 인식하지만 피부 상처나 작은 접촉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발생 환자 중 약 3~40%는 해수 접촉이 감염 경로이며, 바닷물 온도가 18~20도 이상으로 오르는 5~10월 사이 환자가 집중적으로 보고된다. 통계상 2020년부터 2024년까지 286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2024년 첫 환자 또한 5월에 확인되는 등 발병 시기와 해수 온도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특히 만성 간질환자, 당뇨병 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감염 시 패혈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의료계는 강조한다.

감염 증상은 감염 후 12~48시간 내 고열, 오한, 설사, 피부 물집, 통증과 부종 등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주은정 교수는 “상처 부위가 바닷물에 노출될 경우 즉각적인 소독과 경과관찰이 필수”라며 “고위험군은 미세 상처라도 전문의 진단 및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봉와직염 역시 여름철 습기와 고온에서 연쇄알균, 포도알균 등 세균이 번식하면서 피부와 조직의 얇은 상처, 벌레 물림, 무좀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다. 주은정 교수는 “감염 부위에 통증, 열감, 붓기, 물집이 생기며, 방치할 경우 고열과 패혈증으로 번진다”고 설명한다. 일상에서는 다리, 발목 등 외부 노출이 잦은 부위가 위험하며, 피부 청결 관리와 상처 보호, 벌레 물린 부위 소독 등 예방조치가 강조된다.
특히 이번 두 감염병 모두 기존 물놀이 안전 인식의 한계를 지적한다. 단순히 수질이나 유해생물 뿐만 아니라 인간 면역 상태, 만성질환 유무, 피부 건강 상태에 따라 감염 위험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조기 예측 시스템과 취약군 집중 교육 등 사전단계 관리가 정책적 과제로 설정되고 있다. 한국 역시 해수욕장 개장 시 일별 검수 강화와 감염 고위험군 안내 등 대응책이 연구되고 있다.
산업계는 여름철 중증 감염병 대응이 해양관광, 레저, 식품 위생 등 생활산업 전반과 밀접한 변수를 안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세균 감염의 계절적 확산이 반복되는 만큼 데이터 기반 예측, 조기진단 키트 개발 등 IT·바이오 연계 대응이 중요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감염병 관리는 기술, 제도, 대중 인식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