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EWS로 환자안전 논의…뷰노, 글로벌 심포지엄 연다
의료 인공지능 기술이 환자 안전 관리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첫 글로벌 심포지엄이 열린다. 중환자의학과 병원 환자안전 시스템에 AI 기반 조기경보시스템을 접목해 위중한 상태를 더 일찍 감지하고, 의료진의 대응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가 AI와 환자안전이 만나는 교차 지점에서 향후 규제와 도입 전략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 기업 뷰노는 2026년 2월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글로벌 환자 서밋 2026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의료 AI 기업이 글로벌 규모의 환자안전 심포지엄을 직접 기획해 여는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해 해외 전문가 참여 폭을 넓힌다.

이번 심포지엄의 공식 주제는 차세대 환자 치료 AI 기반 EWS 전 세계 기반이다. EWS는 병동 환자의 활력 징후와 각종 임상 데이터를 종합해 중증 악화 가능성을 수치화하고, 일정 기준을 넘으면 의료진에 경보를 보내는 조기경보시스템을 뜻한다. 뷰노는 기존 점수 기반 EWS에 딥러닝 모델을 접목해 위험도 예측 정확도를 높인 AI 기반 솔루션을 앞세워 왔다고 설명한다.
행사는 국제 신속대응시스템 학회 iSRRS 후원을 받아 진행한다. iSRRS는 병원 내 급성 악화 환자에 대한 신속대응팀 시스템, 조기경보 체계 등을 연구하는 국제 학술 단체로, 중환자의학과 환자안전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중환자의학 전문의를 비롯한 병원 의료진, 정부와 공공기관 관계자, iSRRS 소속 해외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심포지엄에서는 각국 병원의 환자안전 시스템과 신속대응팀 운영 사례, EWS 설계와 활용 방식, AI 도입으로 달라진 임상지표 등 실증 데이터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국가별 의료 제도, 병상 규모, 인력 구조에 따라 AI 기반 EWS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비교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뷰노는 자사 AI 기반 조기예측 솔루션 딥카스를 중심으로 국내 도입 4년 차에 접어든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딥카스는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입원 환자의 급성 악화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으로, 병동 상태 악화를 조기에 짚어내 중환자실 전원이나 심정지 발생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 측은 국내 다수 의료기관에서 축적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적 유효성을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로 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AI 기반 EWS의 핵심 경쟁력은 위험도 예측 정확도와 경보의 적시성, 그리고 과도한 경보로 인한 피로도 감소에 있다. 기존 점수 기반 EWS는 단순 vital sign 합산에 머무르며 위양성 비율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반면 딥러닝 기반 모델은 환자의 장기적인 상태 변화 패턴과 다양한 임상 변수를 학습해, 위중도 상승 가능성이 큰 군을 더 선별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측면에서 병원은 만성적인 의료 인력 부족과 고령 환자 증가에 직면해 있어, 병동 단위 환자 모니터링을 자동화해주는 AI EWS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심정지, 급성 호흡부전, 패혈증과 같은 중증 사건을 줄이면 입원 기간과 비용이 동시에 감소해 환자와 병원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간이나 주말처럼 인력이 줄어드는 시간대에 AI가 위험 신호를 먼저 포착해주는 기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환자안전과 AI를 결합한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AI 기반 조기경보 솔루션이 도입되고 있으며, 패혈증 조기 예측이나 심정지 위험 점수화 모델이 상용화돼 있다. 주요 빅테크와 의료 IT 기업들도 전자의무기록 플랫폼에 예측 모델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환자안전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 기술이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어느 수준에 올라와 있는지를 가늠하는 자리로도 해석된다.
환자안전과 AI 도입을 둘러싼 제도와 규제 이슈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EWS는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직접 대체하기보다는 경보를 통해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각국 규제기관은 설명 가능성, 검증 데이터셋의 다양성, 실제 환경에서의 성능 관리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 모니터링 데이터가 대량으로 수집·분석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범위 설정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실사용 데이터 축적과, 이를 반영한 보험·수가 체계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EWS와 같은 시스템이 환자안전 지표 개선과 병원 경영 효율에 기여하는 정도를 정량화해 제도권에서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국내외 병원 사례가 공유될 경우 정책 논의에도 참고 지표가 제공될 수 있다.
뷰노 관계자는 전세계의 중환자의학과 환자안전 시스템 권위자들을 초청해 각국의 우수 사례와 AI 기반 EWS 도입 가치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할 계획이라며, 딥카스의 연구 결과를 통해 한국 의료 AI 수준과 임상적 유효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논의가 AI 환자안전 솔루션의 글로벌 표준과 제도화 방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