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 소환 요구”…김건희특검, 첫 공개 출석 여부 주목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소환을 통보하며 정치권과 종교계가 격랑에 휩싸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정치자금 전달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고가 선물 및 교단 현안 청탁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특검과 통일교 측의 대립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특검 출석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 지점이 이번 정국의 분수령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1일 한학자 총재 측에 8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통일교 측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자 추가로 11일 출석을 재차 통보했다. 특검은 한 총재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 정치자금을 전달하고, 2022년 4~7월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 등 금품을 제공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중심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통일교는 “권성동 청탁 의혹 및 금품 제공 건은 윤씨 개인의 일탈일 뿐,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한학자 총재 역시 교인들을 대상으로 직접 입장을 밝히는 등 방어논리를 펼쳐왔다. 그러나 특검은 7월 18일, 한 총재의 거처와 주요 통일교 시설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윤본부장과 전성배씨 등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한 뒤, 윤씨와 김건희 여사를 재판에 넘겼다. 공소장에는 한 총재의 승인과, ‘정교일치’ 실현을 위한 접근 정황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통일교 측의 대응 역시 강경하다. 전관 출신 변호인단을 구성해 법적 방어에 나섰으나, 변호사들과 특검 간 사적 만남 논란이 불거지며 오광수 변호사 등이 변호인단에서 사임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우려와 지적을 잘 새기겠다”고 밝히며도 수사의 원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또한, 한학자 총재가 3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심장 관련 시술을 받은 이후 특검 조사를 서면 및 방문조사로 대체해달라는 요청을 내놓은 점이 논란을 키웠다. 특검팀은 이에 대해 “서면조사나 방문 조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하며, 11일 출석 요구를 재차 강조했다. 통일교 측은 “평소부터 심장에 무리가 있었고, 시술은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었던 일”이라고 설명했으나, 특검 측 기류는 단호하다.
심장 시술 후에도 특별한 합병증이 없다면 신속히 퇴원이 가능한 점을 들어 한 총재가 출석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만약 11일 한 총재가 특검에 출석한다면, 통일교 총재가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되는 첫 사례가 된다. 통일교 측도 “최근 특검 이슈와 사회적 염려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쇄신 의지를 시사했으나, “회복 중에 소환 강행은 무리”라는 입장은 유지했다.
향후 한 총재의 출석 여부와 특검의 압박, 통일교 방어전이 집중되는 가운데, 정치권은 이번 소환이 정국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검팀이 추가로 의료기록 검증이나 강제적 조치까지 검토할지 여부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