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4,010선 회복…미 기술주·반도체 강세에 상승 출발

최영민 기자
입력

코스피가 3일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와 반도체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상승 출발하며 장 초반 4,010선을 회복했다. 전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맞부딪히고 있지만, 미국발 훈풍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우호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향후 미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 3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27포인트, 0.38 percent 오른 4,010.20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장 시작과 함께 전장 대비 15.33포인트, 0.38 percent 상승한 4,010.26으로 출발해 지난달 27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장중 4,000선을 회복했다. 장 초반 한때 하락 전환했으나 매수세가 재유입되며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뉴욕 기술주 강세에 4,010선 회복…코스닥 강보합 출발
코스피, 뉴욕 기술주 강세에 4,010선 회복…코스닥 강보합 출발

수급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091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13억 원, 54억 원 규모로 순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9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현물과 선물에서 방향성이 엇갈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내린 1,468.0원에 거래를 시작해 소폭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비트코인이 약 5 percent 반등해 전일 낙폭을 만회한 가운데,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업종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엔비디아 주가가 0.86 percent 오르는 등 반도체 전반의 강세에 힘입어 1.84 percent 상승했다. 특히 3분기 최대 실적을 공개한 반도체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가 시간 외 거래에서 9 percent 넘게 급등해 글로벌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미국 정치와 통화정책 관련 이슈도 시장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2일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미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 유력 후보로 지목했다. 시장은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금리 인하에 보다 우호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대외 재료가 국내 증시에는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전날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음에도 코스피가 1.9 percent 급등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날은 전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에 출회되며 상승 폭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업종별·종목별 실적과 모멘텀 차이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공존한다.

 

시가총액 상위주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06 percent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2.15 percent 하락해 대표 반도체 대형주 간 주가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1.87 percent, HD현대중공업이 1.54 percent,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55 percent 오르는 등 원전·방산·조선 관련 종목은 일제히 강세다. 삼성물산은 6.68 percent 급등세를 보이고 있고, NAVER도 1.75 percent 상승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와 금융, 일부 성장주는 조정을 받는 흐름이다. 현대차는 0.56 percent 내리고 있으며,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0.45 percent, 2.03 percent 하락 중이다. 셀트리온은 0.22 percent, SK스퀘어는 2.84 percent 떨어지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종별로는 유통 업종이 2.81 percent 오르며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건설 1.74 percent, 운송장비 0.72 percent 등이 동반 상승 중이다. 반면 금융 마이너스 1.04 percent, 금속 마이너스 0.66 percent, 음식료 마이너스 0.52 percent 업종은 하락세로, 업종 간 온도 차가 뚜렷하다.

 

코스닥 시장은 강보합권 흐름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8포인트, 0.07 percent 오른 929.10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개장 초 3.07포인트, 0.33 percent 오른 931.49로 출발했으나 이후 상승 폭을 줄이며 일시적으로 하락 전환했다가 다시 소폭 오름세로 돌아선 상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891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8억 원, 127억 원 규모로 순매도 중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및 개별 종목 중에서는 알테오젠이 0.96 percent, 코오롱티슈진이 0.48 percent, 리노공업이 1.98 percent 오르고 있다. 보로노이와 로보티즈도 각각 1.86 percent, 3.00 percent 상승하는 등 일부 바이오·로봇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종목도 있다. 반면 2차전지 대표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0.75 percent, 1.06 percent 하락하고 있으며, 에이비엘바이오 마이너스 0.40 percent, 레인보우로보틱스 마이너스 0.79 percent, 리가켐바이오 마이너스 0.52 percent 등 일부 바이오·로봇주는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강세와 마벨 테크놀로지의 깜짝 실적에 따른 시간 외 주가 급등 등 미국발 호재가 국내 증시에 반영되며 상승 출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전날 크게 오른 대형주를 중심으로 장중 차익 실현성 순환매가 나타나면서 업종별로 차별화된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강세가 국내 증시에는 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과 업종별 실적 격차로 종목별 변동성이 커질 소지도 주시하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 흐름은 미국 통화정책 방향과 글로벌 반도체 업황, 연말을 앞둔 수급 요인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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