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1.81% 급락”…AI 거품 논란·환율 급등에 4,000선 붕괴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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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11월 7일 미국발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과 원/달러 환율 급등 여파로 1.81% 하락한 3,953.76에 마감했다. 10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4,000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시장에 대한 재평가와 미국발 수출 규제, 환율 급등이 증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963.72로 출발해 장중 3,900선까지 밀리며 변동성을 보였고, 전일 대비 72.83포인트 내린 3,953.7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이후 열흘 만에 3,90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코스피 1.81% 하락…4,000선 내줘 3,953.76 마감
코스피 1.81% 하락…4,000선 내줘 3,953.76 마감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790억 원, 기관은 2,281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6,958억 원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89억 원 순매도했다.

 

환율 급등 역시 투자심리 악화에 한몫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2원 급등한 1,456.9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이탈 심리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하락세는 시가총액 상위주 전반으로 확산됐다. ‘삼성전자’는 1.31% 하락하며 9만7,000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는 2.19% 내린 58만 원대에서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1.38%), ‘현대차’(-1.86%), ‘두산에너빌리티’(-1.77%) 등도 동반 약세였다. 증권(-2.88%), 건설(-3.11%), 전기전자(-2.04%) 등 업종 대부분이 하락한 반면, 부동산 업종만 소폭(0.16%) 올랐다.

 

반면 일부 종목은 실적 이슈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카카오’는 3분기 최대 실적에 3.46% 상승했고, ‘한화오션’(3.09%), ‘SK스퀘어’(3.33%), ‘고려아연’(2.30%) 등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2.38% 하락한 876.81에 마감,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시장은 미국발 AI 업종 급락, 기술주 조정, AI 반도체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 등 복합적 악재에 반응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3.65% 떨어지자 한국 반도체주에도 불안감이 확산됐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AI 관련주 부진과 원/달러 환율 1,450원 돌파에 따른 원화 약세가 동반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18조7,260억 원, 코스닥시장 9조5,810억 원을 기록했다.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총 9조9,453억 원이었다.

 

AI 고평가 논란과 수출 제한, 원화 약세 등 대외 변수로 증시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요 기업 실적 발표와 국제 금융시장, 환율 동향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주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예정된 각국 통화정책 발표와 환율 흐름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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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삼성전자#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