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추격 거세졌다”…40대도 움직였다 국내 스마트폰 판도 변화
스마트폰 선택 기준이 연령대별로 뚜렷하게 갈리면서 국내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전체 브랜드 선호도에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우위를 지키지만, 실제 구매가 집중되는 세부 모델별 순위에서는 애플 아이폰의 추격이 거세다. 특히 그동안 삼성 쏠림이 강했던 40대에서 아이폰 사용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며, 향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가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몰 KT닷컴은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을 선정하는 베스트 어워즈를 통해 연령대별 선호 모델 순위를 공개했다. 집계 결과 20대는 아이폰 시리즈에 사실상 몰표를 던졌고, 30대에서는 삼성 갤럭시가 1위를 차지했지만 2위와 3위는 아이폰이 차지했다. 40대 이후부터는 다시 갤럭시 선호가 확연히 강해지는 양상이었다.

연령별 선호도를 세부 모델로 보면 20대에서는 아이폰 시리즈가 상위권을 독식했다. 1위는 아이폰 17, 2위는 아이폰 17 프로, 3위는 올해 처음 등장한 슬림형 모델 아이폰 에어가 이름을 올렸다. KT는 20대 이용자들이 카메라 성능과 연산 성능 같은 하드웨어 스펙과 함께 디자인, 색상,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최신 아이폰 라인업에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아이폰 에어는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얇은 두께를 내세운 모델로, 가격 대비 성능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외형과 휴대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에게 선택을 받았다.
30대에서는 실용성과 성능을 두루 고려한 선택 양상이 나타났다. 올해 30대 선호 1위는 삼성전자 갤럭시 S25 울트라였다. 최신 플래그십인 S25 울트라는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대형 디스플레이, 멀티 카메라와 S펜 등 생산성 기능을 한데 묶어 놓은 모델로, 장기간 사용을 전제로 하는 30대의 구매 성향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위와 3위는 각각 아이폰 17, 아이폰 17 프로가 차지하면서 상위권 구도만 놓고 보면 20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KT는 30대가 업무와 일상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효율을 중시해, 운영체제와 생태계를 고려해 갤럭시를 고르면서도 카메라와 콘텐츠 소비에 강점을 가진 아이폰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40대부터는 갤럭시 중심의 선호도가 보다 분명해진다. 40대에서 1위는 갤럭시 S25 울트라, 2위는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 7이 차지했다. 3위에야 아이폰 17 프로가 이름을 올렸다. 플래그십 바 타입과 폴더블이라는 고가·고성능 제품이 상위권을 형성한 것은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쓰는 40대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구매력과 함께, AS 접근성, 배터리 수명, 내구성 같은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40대의 아이폰 선호도는 최근 크게 상승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40대의 아이폰 사용 비중은 지난해 19퍼센트에서 올해 31퍼센트로 1년 새 12퍼센트포인트 늘어났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이 카메라 성능과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보안 이미지로 경쟁력을 쌓아온 가운데, 자녀 교육용 기기나 태블릿과의 연동, 노트북·워치 등 애플 기기 간 연동성이 40대 가정 중심 사용자에게도 매력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안드로이드에서 iOS로의 전환 장벽이 낮아지면서 중장년층에서 교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소비자 이동이 국내 경쟁 구도를 더욱 세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아이폰을 언급하며 상대 브랜드를 두고 농담을 건넨 장면도 이런 공기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아이폰을 들고 셀카를 요청한 이에게 이 회장이 갤럭시를 가져왔어야 한다고 말한 일화는, 두 브랜드가 한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호 의식하며 경쟁하는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50대 이상에서는 다시 삼성전자 갤럭시 중심의 선호가 확고해진다. 50대 선호 1위부터 3위까지는 갤럭시 A36, 갤럭시 S25, 갤럭시 S25 FE가 차례로 올랐다. 중고가와 플래그십이 혼재된 구성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기본 성능을 갖춘 A 시리즈와 최신 기능을 탑재한 S 시리즈를 병행 선택하는 패턴이 드러난다. 60대 이상에서도 동일한 모델이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했다. 비교적 익숙한 안드로이드 환경, 국내 제조사에 대한 신뢰, 오프라인 매장과 서비스망 접근성이 이 연령대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세대별로 더욱 뚜렷하게 양분되면서도, 중장년층에서의 운영체제 전환 여부가 장기 경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20대와 30대 초반에서 이미 아이폰 선호가 공고해진 가운데, 40대를 중심으로 한 교체 수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에 따라 프리미엄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동시에 AS, 데이터 이전, 구독형 서비스 등 단말 외적인 경험 요소가 브랜드 충성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계는 연령대별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제품 전략과 서비스 차별화가 실제 시장 점유율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