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랙션 슈터 실험장”…크래프톤, 블랙 버짓 알파로 글로벌 공략
PvPvE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가 글로벌 게임 시장의 차세대 경쟁 무대로 부상하는 가운데 크래프톤이 신작 펍지 블랙 버짓으로 방향을 틀며 라이브 서비스 기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알파 테스트 단계부터 스트리밍과 영상 공유를 전면 허용해, 플랫폼과 크리에이터가 결합된 초기 팬덤 형성을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 이후 차세대 대표 IP를 발굴하기 위한 크래프톤의 실험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은 펍지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 펍지 블랙 버짓 첫 번째 클로즈드 알파 테스트를 내달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장르는 탐험과 발견을 중심에 둔 PvPvE 익스트랙션 슈터로, 레이드마다 달라지는 위험 요소와 비밀을 공략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이용자는 초자연적 현상과 비밀 기술이 얽힌 콜리 섬을 배경으로 숨겨진 시설을 탐험하고 전리품을 수집하면서 섬의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게임 구조 측면에서 블랙 버짓은 단순 탈출 방식의 슈터가 아니라, 전투와 탐험 루프를 결합한 서비스형 슈터로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보인다. 이용자는 매 레이드마다 다른 위험 변수를 마주하며 장비 로스 위험과 보상 기대치를 계산해 진입과 철수를 반복하게 된다. 여기에 초자연적 현상과 비밀 기술 요소를 중첩해 서사와 세계관을 확장하고, 수집한 전리품으로 메타 진행과 성장 구조를 구성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펍지 스튜디오는 블랙 버짓을 전투 그 이상, 탐험과 발견의 슈터 경험으로 정의했다.
테스트 일정과 지역 배치도 라이브 운영 검증에 맞춰졌다. 알파 테스트는 내달 12일부터 14일, 19일부터 21일까지 총 6일간 진행된다. 북미, 유럽, 아시아 주요 지역을 커버하는 글로벌 PC 플랫폼 스팀에서만 우선 진행해, 초반에는 플랫폼 분산 없이 게임 플레이 텔레메트리 데이터와 서버 안정성, 매칭 환경을 집중 점검하는 구조다. 이는 패키지 판매보다 장기 라이브 서비스를 전제한 밸런스 튜닝과 경제 시스템 검증 단계로 풀이된다.
이번 알파는 블랙 버짓의 핵심 게임플레이 요소를 검증하고, 커뮤니티 피드백을 기반으로 시스템 구조와 콘텐츠 방향성을 조정하는 개발 단계다. 크래프톤은 레이드별 리스크와 보상 설계, 전리품 경제 밸런스, 팀 단위 협력과 경쟁의 밀도 등 핵심 루프 데이터를 집중 수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익스트랙션 슈터 특성상 초보 이용자의 이탈률과 상위 이용자 간 실력 격차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상용화 이후 잔존율을 가르는 요인이 된다.
참가자는 스팀 상점 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테스트 기간 중 SOOP와 치치직 드랍스를 통한 액세스 키 지급도 병행된다. 이는 동시 접속자 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도 스트리밍 플랫폼과 연계된 유입 경로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알파 단계에서부터 시청 기반 유입을 설계함으로써, 정식 서비스 이후에도 방송 시청과 플레이 경험이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를 노리는 셈이다.
테스트 운영 방식도 눈에 띈다. 크래프톤은 이번 알파 테스트에 비밀유지계약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스트리머와 크리에이터 누구나 자유롭게 플레이 영상을 제작하고 리뷰,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를 공개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알파 단계에서는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시스템을 가다듬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크래프톤은 초기 빌드를 개방된 형태로 노출해 피드백 수집 폭을 넓히는 방향을 택했다.
공식 엑스와 스팀 공지사항을 통해 크리에이터 전용 혜택 신청도 진행 중이다. 선정된 크리에이터는 커뮤니티에 배포 가능한 알파 테스트 코드를 추가로 제공받는다. 사실상 크리에이터를 초기 유통 채널이자 마케팅 파트너로 인정하고, 게임 내 경험을 커뮤니티와 공유하는 허브 역할을 부여하는 셈이다. 콘텐츠 제작을 통한 자연 확산과 피드백 수집을 동시에 염두에 둔 구조다.
시장에서는 블랙 버짓이 크래프톤의 차세대 대표 IP 후보이자,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에 대한 장기 투자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에서는 하드코어 이용자를 중심으로 한 장르 수요가 이미 형성돼 있으며, 라이브 서비스 운영 역량에 따라 수년 단위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구조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경험을 기반으로 레이드 설계, 경제 시스템, 치트 대응, 서버 운영 등 핵심 기술을 블랙 버짓에 어떻게 접목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알파 단계에서부터 스트리밍과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초기 빌드의 완성도에 대한 부담은 커지지만, 동시에 플레이 데이터와 여론을 빠르게 수집해 상품성을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블랙 버짓이 실제 출시 후 장기 라이브 서비스로 안착하며 크래프톤 포트폴리오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