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영웅 탄생”…이정후, 끝내기 장면→샌프란시스코 5연승 열광

날이 저문 오라클파크, 9회말 그라운드에는 숨이 막히는 긴장감이 고스란히 번져갔다. 치열하게 맞서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 마지막 기회 앞에 다시 한 번 시선이 이정후에게 쏠렸다. 끝내 이정후가 침착하게 밀어 올린 우전 적시타는 홈을 밟는 대주자와 함께 모두의 환호를 불렀고, 자이언츠는 진한 감동의 5연승을 일궈냈다.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컵스의 맞대결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펼쳐졌다. 경기 내내 팽팽히 이어진 3-3 균형은 9회말, 케이시 슈미트와 윌머 플로레스가 차례로 안타를 때려내며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이어진 마지막 승부, 이정후는 시카고 불펜 다니엘 팔렌시아의 시속 146㎞ 슬라이더를 공략해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앞으로 빠르게 날아든 타구에 크리스천 코스가 역동적으로 홈을 파고들었고, 점수판에는 짜릿한 결승점이 올라갔다. 이정후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을 빛냈고, 이 장면은 그의 MLB 첫 끝내기 안타로도 남았다.

수비에서도 이정후의 집중력은 빛을 더했다. 9회초 중견수 수비에서 그는 몸을 던져 피트 크로-암스트롱의 강한 타구를 잡아내 경기 흐름을 지켰다. 타석에서도 안정감을 보인 이정후는 이마나가 쇼타와의 세 번 맞대결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회 좌익수 뜬공, 5회에는 우전 안타, 7회 또 한 번 좌익수 뜬공으로 낯선 상대를 차분히 공략했다.

연승의 분위기가 그라운드를 덮었다. 자이언츠는 이날 승리로 시즌 5연승을 달리게 됐고, 이정후의 시즌 타율도 0.259에서 0.261(479타수 125안타)로 올랐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기, 팀은 홈 연전에서 더욱 힘찬 도전을 예고했다.

관중석에서는 수많은 팬들이 이정후의 이름을 외쳤다. 긴 승부 끝, 팀에 결정적인 승리를 선사한 젊은 영웅의 표정에는 안도와 자신감이 여전히 교차했다. 이 흐름은 샌프란시스코의 다음 경기도 기대하게 만들며, 무더운 여름밤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한 경기, 한 순간에 다양한 감정이 담긴 메이저리그의 밤. 시즌 내내 이어진 땀방울과 환호는 고요한 감동이 돼 남는다. 샌프란시스코의 다음 도전과 이정후의 행보는 8월 30일 새벽, 같은 그라운드 위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