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중심 진료지침 나온다”…강북삼성, 척추 수술 결정 표준화
요추 추간판 탈출증 치료 표준화가 국내 임상 현장에 본격 도입된다. 강북삼성병원이 주도해 마련한 ‘근거 중심 임상 진료지침’은, 국내 환자 환경에 맞는 치료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허리 디스크 환자별 최적 진료 방안 선택에 전환점을 예고하는 조치다. 의료계는 이번 지침을 ‘국내형 척추 질환 치료 기준 확립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 이종주 교수팀은 10일, 요추 추간판 탈출증(일명 허리 디스크)에 대해 근거 기반 임상 권고안을 공식 발표했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은 추간판 중심부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탈출해 인접 신경을 압박, 하체 방사통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한다. 치료 방식은 약물·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과, 필요 시 미세현미경·내시경 등 수술 치료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그간 국내 의료현장에서는 표준화된 진료지침이 없었기에, 실제 진료 결정은 해외 가이드라인이나 개별 전문의 경험 의존도가 컸다.

이번 지침 개발은 대한통증학회, 척추통증학회, 척추신경외과학회, 그리고 마취통증의학·재활의학·정형외과 등 다학제 전문의들이 협력해 이뤄졌다. 국내 진료 환경과 최신 근거를 반영한 것이 특징으로, 언제 수술을 고려할지, 내시경 수술의 효과범위와 시한성, 혹은 보존적 치료의 단계별 적용 등 실질적임상문제의 구체적 해법을 담았다. 특히 ‘수술 치료 개시 시점’과 ‘내시경 수술 유효성 평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 환자 입장에서는 표준지침 적용이 무분별한 조기 수술 빈도를 감소시키고, 역으로 필요 환자에게는 보다 신속한 치료 결정을 유도할 수 있다는 실효성이 예상된다. 의료진 역시 다양한 진료과가 함께 합의한 근거 체계에 따라, 치료법 선택에 있어서 일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수준에서는 허리 디스크 관련 주요 진료지침이 미국, 영국 등에서 이미 발표·활용되고 있다. 이번 강북삼성병원 주도 국내형 가이드라인 제정은, 진단/치료 표준화 흐름에 합류하는 동시에, 아시아 환자특성에 맞는 맞춤 활용 근거를 쌓는 첫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디지털임상데이터, ICT 결합 물리치료 등 IT 기반 척추 진료 혁신이 가속화된 가운데, 표준지침은 향후 빅데이터 기반 치료 최적화, 보험평가모델 적용 등 후속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 수립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이미 유럽·북미 지역에서는 표준 임상 가이드라인이 실제 보험 급여, 의료기기 인허가 등과 긴밀히 연동되고 있다.
한편 식약처와 복지부 등도 의료현장 표준화, 환자 안전 중심 정책을 중점 추진 중인 만큼, 이번 임상 권고안 확산이 본격화된다면 제도 통합 및 규제 가이드라인 정합성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종주 교수는 “기존의 진료 경험만이 아니라, 최신 근거와 협력적 컨센서스가 결집된 임상지침”이라며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보완해, 실제 현장에 적용·확산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와 의료계는 단계별 임상 결과와 지침 적용의 현실화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술과 임상 실천, 정책과 표준화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향후 국내 척추 치료 혁신의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