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간부 성추행 혐의에 국민참여재판 첫 적용”…광주지법, 군사사건 공개심리 고심
동료 군인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역 해군 간부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고 법정에 선 가운데, 피해자 2차 피해 우려까지 더해지며 군내 성범죄 수사의 민낯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25일 광주지법 형사12부(박재성 부장판사)에서 진행된 공판에는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이 국민참여재판으로 다뤄졌다.
현역 해군 간부인 A씨는 지난해 동료 군인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공판은 A씨 측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면서 배심원 7명, 예비 배심원 1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국민이 정식 배심원으로 참여해 유·무죄 등의 판단에 의견을 내는 제도로, 국내 군사사건에서 적용 사례가 드물었다.

검찰 측은 피해자 신상 공개로 인한 2차 피해 가능성을 우려해, 공소 요지 진술 등 일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피해자 보호에 초점을 두고 일부 절차를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광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올해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첫 사례가 바로 A씨 사건이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의 평결은 권고적 효력만을 가지지만, 실제로 판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군사 사건의 특수성과 피해자 보호라는 현실적 딜레마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A씨 측은 "정확하고 공정한 진실 규명을 위해 국민의 판단을 받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해자 측은 "신상 노출에 따른 2차 피해 위험이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중대한 군내 성범죄가 국민참여재판이라는 방식으로 공개적으로 다뤄진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군내 성폭력 사건의 공정하고 투명한 처리, 피해자 보호 모두를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는 국민참여재판의 적용 범위와 한계, 향후 군사법원 및 일반 형사재판법상 판례로 남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내 성범죄 처리 기준과 피해자 보호 방안이 더욱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이날 광주지법은 피해자 신상보호 조치를 병행하는 가운데 국민참여재판 절차를 진행했다. 군사사건을 둘러싼 국민참여재판 확대 여부 등은 향후 판결과 판례를 통해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