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금값 4.5% 폭등”…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김치프리미엄 확대

허준호 기자
입력

국내 금시장이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글로벌 금융 불안 속에서 급등세를 기록했다. 10월 1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 1돈 시세는 854,550원으로 전일보다 36,975원(4.5%) 뛰었다. 이 같은 급등세는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 심리가 극단적으로 강화된 결과로, 글로벌 위험회피 확산이 국내 금시장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제 금시세는 같은 기간 0.8%(6,054원) 상승에 그쳤으나, 국내 시세는 훨씬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두드러졌다. 삼성금거래소는 단기간 내 국내 금값이 크게 오르는 배경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전면전 양상,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 지방은행 부실 우려 등 복합적인 글로벌 불확실성을 꼽았다.

[분석]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금값 폭등…국내외 시세차 확대로 김치프리미엄 확대(금값시세)
[분석]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금값 폭등…국내외 시세차 확대로 김치프리미엄 확대(금값시세)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100% 관세 부과 선언과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월러 연준 이사는 “현재 통화정책은 여전히 제약적이며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시장에서는 10월과 12월 각각 25bp 인하 확률이 90% 이상 반영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도 장기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으며, BoA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금 목표가를 5,000달러와 4,900달러로 제시했다.

 

환율 역시 금값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17일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18원으로 전일보다 0.4원 하락(원화 강세)했지만, 국내 금값은 오히려 큰 폭 상승했다. 글로벌 시세 기준가(746,262원)와 국내 거래가(854,550원) 간 차이가 약 108,000원 벌어지며 김치프리미엄 역시 더욱 확대됐다.

 

최근 한 달간 금값은 702,375원(10월 2일)에서 854,550원(17일)으로 7.1% 올랐으며, 30일 평균 대비 26.5% 급등하는 등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까지 1년 최고가였던 851,250원을 하루 만에 돌파하며, 변동성 장세가 심화됐다.

 

FXSTREET 등 해외 분석기관들은 기술적으로도 XAU/USD(금/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RSI(상대강도지수) 77 부근 진입 등 과열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 단기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4,150~4,200달러 구간에서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중장기 상승 여력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세 이후에는 연준 금리 인하 속도, 미·중 무역협상, 달러 환율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 기대와 차익실현 욕구 사이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은 안전자산 강세와 정책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단기 과열에 따른 변동성 위험을 경계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환율, 금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정책신호와 환율변수에 금값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경제 지표와 국제 정세 변화에도 높은 관심이 집중된다.

허준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국내금값#미중무역전쟁#김치프리미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