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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내부정보 유출 논란…보안 거버넌스 시험대

신도현 기자
입력

전자상거래 플랫폼 쿠팡에서 불거진 내부 정보 유출 논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 장면과 연결되며 확산되고 있다. 대중은 이를 유머와 패러디로 소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대규모 데이터 인프라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의 보안 거버넌스와 내부 통제 체계가 시험대에 오른 사건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일상 인프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은 기술적 방어만으로 막기 어려운 구조적 리스크로 꼽힌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의 최근 내부 정보 유출 사건을 소재로 한 게시물이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게시물 작성자는 유출 사건을 다룬 뉴스 화면 캡처와 과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한 장면을 나란히 배치해, 실제 사건 전개와 방송 연출이 묘하게 닮았다고 주장했다. 두 콘텐츠의 내용은 전혀 무관하지만, 물가 인근에서 물건을 버리거나 숨기는 장면이 겹치면서 온라인 밈으로 소비되는 양상이다.

쿠팡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 정황과 사후 행동을 상세히 공개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해당 유출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진 뒤 불안감을 느끼고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은 유출자가 사용하던 노트북을 파손한 뒤 쿠팡 로고가 있는 에코백에 벽돌과 함께 넣어 하천에 던졌고, 회사가 잠수부를 동원해 이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후 디지털 포렌식 절차를 진행하며 유출 경위와 범위를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회자된 뉴스 화면 캡처에는 언론 보도 이후 유출자가 노트북을 부수고 에코백에 담아 하천에 투척했다는 자막과, 잠수부가 물속에서 노트북을 회수했다는 자막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어 붙은 무한도전 장면에서는 출연자들이 물가에서 물건을 숨기거나 버리는 상황을 연출하며 물에다 숨겨 놓을까, 던졌어, 여기 있어 등의 대사를 주고받는다. 게시물 작성자는 두 장면의 구도가 닮았다며 예능이 현실을 예언한 것 아니냐는 문구를 붙였고, 해당 글은 빠르게 공유되며 패러디 게시물로 번졌다.

 

누리꾼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현실이 예능을 따라간 셈, 이 정도면 무한도전은 시사 프로그램이라는 식의 댓글을 달며 웃음 섞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이용자들은 웃고 넘길 일이 아니라며, 고객 정보와 기업 핵심 데이터가 결부된 사안인 만큼 내부 통제 문제를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자상거래 플랫폼 특성상 고객 주문 이력, 결제 정보, 물류 데이터 등 방대한 개인정보와 상거래 데이터가 축적돼 있어, 유출 규모와 내용에 따라 심각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 보안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내부자 위협 관리의 전형적인 사례로 본다. 외부 공격은 방화벽, 침입 탐지 시스템, 암호화 등 기술적 수단으로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지만, 접근 권한을 가진 내부 인력이 정보를 반출할 경우 탐지와 대응이 훨씬 까다롭다. 특히 대규모 분산 시스템과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데이터 접근 로그가 방대해 이상 징후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는 보안 관제와 인공지능 기반 이상 탐지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쿠팡 사례처럼 물리적 저장장치를 파손해 폐기하거나 은닉을 시도하는 행위는 디지털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최근에는 이 과정 자체를 추적하는 포렌식 기법이 고도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회사 지급 장비의 반출 이력, 저장장치 암호화 여부, 원격 삭제 기능, 비정상 위치에서 발생하는 전원 차단 및 파손 이벤트에 대한 모니터링 등이 내부 사고 후 대응 시간을 좌우하는 요소라고 설명한다. 잠수부를 동원해 노트북을 회수한 것 역시 물리적 증거 보전을 통한 추가 분석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문제는 기술적 차단 장치만으로 내부자 유출을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무 차원에서는 망 분리, 데이터 마스킹, 권한 최소화와 함께, 개발 환경과 운영 환경을 분리해 대량 데이터 다운로드나 비인가 저장을 사전에 차단하는 구조가 요구된다. 동시에 핵심 데이터에 접근하는 인력에 대해 정기적인 보안 교육과 행동 기반 모니터링을 적용하고, 비정상적인 접근 패턴에 대해 인사·법무·보안 부서가 함께 대응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내부자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손실 방지 솔루션을 도입하고, 직원 단말기에서 특정 경로로의 파일 전송이나 대용량 복사를 자동 차단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또 로그 분석과 머신러닝 기반의 유출 징후 탐지 시스템을 구축해 평소와 다른 시간대, 다른 위치, 다른 규모의 접근이 발생하면 경보를 발생시키는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권과 일부 대형 IT 기업을 중심으로 비슷한 체계가 확산되는 추세지만, 스타트업과 중견 IT 기업은 비용과 인력 부담으로 도입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가 있다.

 

법·제도 측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특정 금융 분야에 적용되는 전자금융 관련 규정 등이 안전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회사는 시스템 접근 통제, 접속 기록 보관, 암호화, 내부 관리 계획 수립 등 기본적인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하며, 유출 발생 시 지체 없이 감독 당국과 이용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내부자 유출이라도 관리 소홀이나 보호 조치 미흡이 확인될 경우 과징금, 형사 처벌, 손해배상 책임이 뒤따를 수 있어, 대형 플랫폼일수록 사고 발생 시 규제 리스크가 커지는 구조다.

 

이번 사건을 둘러싼 온라인 반응이 예능 장면과의 우연한 유사성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산업계에서는 그 이면의 구조적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핀테크, 디지털 헬스케어 등 데이터 집약적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내부자 위협은 필연적인 리스크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부자 위협 관리는 기술과 조직 문화, 제도가 맞물린 영역인 만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후 대응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라이프사이클 전 단계에 걸친 통합 거버넌스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산업계는 이번 사건이 유머를 넘어 실제 보안 체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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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무한도전#내부정보유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