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현물 ETF 5종 동시 거래”…리플, 기관 매집 경쟁 본격화에 유동성 파장 전망
현지시각 기준 12월 1일,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 시장에서 리플 XRP(엑스알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중대한 전환점이 도래했다. 스위스 취리히를 거점으로 둔 자산운용사 21쉐어즈(21Shares)가 신규 리플 XRP 현물 ETF를 상장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5개의 리플 XRP 현물 ETF가 동시에 거래되는 한 주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 변화는 암호화폐를 둘러싼 기관투자가의 수요 구조와 유동성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지시각 기준 12월 1일, 21쉐어즈의 리플 XRP 현물 ETF(티커명 TOXR)가 거래를 개시했다. 이로써 앞서 시장에 진입한 비트와이즈(Bitwise),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등 운용사의 상품과 더불어 총 5종의 XRP 현물 ETF가 동시에 자본시장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베이직은 이번 주를 “리플 XRP ETF 시장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시점”으로 규정하며, 다수 ETF 간 매집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리플 XRP 현물 ETF 시장은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약 6억 66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고, 10거래일 연속 자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비트와이즈와 프랭클린템플턴이 내놓은 상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자금 유입이 확인되면서, 제도권 금융을 통한 XRP 접근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디지털 자산 분석가 채드 스테잉그라버는 이번 주 거래 데이터를 “향후 기관 매집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지목했다. 그는 다수의 XRP 현물 ETF가 동시에 거래되는 환경에서, 일별 순유입 규모와 거래량, 프리미엄·디스카운트 폭이 기관 수요의 지속 여부를 판단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평가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현물 ETF가 투자 심리를 결정짓는 새로운 바로미터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XRP ETF 시장의 확대를 둘러싸고 유동성 리스크 시나리오도 부각되고 있다. 금융 분석가 모하메드 방구라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일 ETF 수요가 거래소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상회할 경우 장외거래(OTC) 시장의 리플 XRP 유동성이 빠르게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OTC 시장에서 매도 물량이 소진되면 ETF 운용사들의 추가 매입 수요가 거래소로 직접 쏠리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낮은 공급 탄력성 환경에서는 거래소 내 매도세 자체가 희소해지는 구조적 부족 현상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
반대로 높은 탄력성 조건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 유입에도 호가 공백이 커지며 급격한 가격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이러한 전망은 XRP 현물 ETF가 단순한 투자 상품을 넘어, 현물 시장의 가격 형성과 유동성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잠재적 촉매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 가상자산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이어 XRP가 본격적인 제도권 상품 라인업을 구축할 경우, 다른 주요 코인에 대한 ETF 상장 요구도 확대될 것이란 기대와 경계가 엇갈리고 있다.
다만 외신 보도를 비판적으로 살펴보면, ETF 상품 수의 증가와 초기 자금 유입이 즉각적인 가격 급등으로 이어진다는 해석에는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방구라의 시뮬레이션 역시 ETF 수요가 현재와 같은 추세를 유지하거나 더 확대된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성립하는 조건부 전망에 가깝다. 실제 시장에서는 장외거래 시장의 정확한 가용 유동성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고,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변화나 각국의 암호화폐 규제 정책 강화가 기관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디지털 어센션 그룹의 제이크 클레이버 CEO는 “초기 XRP 현물 ETF 매집 과정에서 이미 약 8억 개의 XRP가 민간 유동성 풀에서 흡수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OTC 유동성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추가 매집 수요가 본격적으로 거래소로 유입되면서 그때부터 진정한 변동성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XRP의 공급 구조상 일정 수준의 잠금(lock-up) 물량과 장기 보유자 비중이 높게 형성돼 있는 특성에 기초한 해석으로, 공급 충격이 가시화될 경우 가격 탄력성이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을 반영한다.
그러나 XRP의 현재 가격에는 이러한 잠재적 공급 부족 요인이 아직 선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ETF 유입 규모가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고, 글로벌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둔화될 경우 수요 측이 먼저 위축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이 때문에 공급 충격 시나리오는 실제로 거래소 수급 불균형이 가격에 반영되는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한편 21쉐어즈의 신규 XRP 현물 ETF는 연 0.50% 수준의 운용 수수료와 약 50만 달러의 시드 자금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ETF 간 보수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향후 운용 수수료 인하와 상품 구조 다변화가 뒤따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총 5개 상품이 동시에 경쟁하는 현재 구도에 더해, 추가로 2개 ETF가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XRP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주요 알트코인 가운데 가장 활발한 ETF 시장을 형성해 가는 모습이다.
글로벌 주요 매체들은 XRP 현물 ETF 동시 거래 상황을 “알트코인 ETF 시장의 시험대”로 평가한다. 일부 미국(USA) 기반 금융 전문 매체는 “XRP 현물 ETF의 성과가 다른 알트코인 ETF 승인 여부와 속도에 간접적인 시그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고, 유럽(Europe) 현지 매체들은 “유럽과 중동 지역 운용사들도 XRP를 포함한 알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평가는 가상자산 ETF 시장이 비트코인 중심 구조에서 점차 다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XRP 현물 ETF의 자금 유입 추이, 거래소 현물·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 변화, 각국 감독당국의 규제 기조를 종합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금융 허브의 규제 환경이 추가 완화로 이어질 경우 알트코인 ETF 확대를 촉진하는 촉매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규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기관 수요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주 5종 XRP 현물 ETF의 동시 거래가 리플 XRP의 제도권 수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경고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국제사회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XRP 현물 ETF 시장의 실제 운용 성과와 수급 구조 변화가 향후 디지털 자산 규범과 투자 지형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