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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eek of september”…애니, 조형물 앞 멈춘 걸음→고요와 여운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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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eek of september”…애니, 조형물 앞 멈춘 걸음→고요와 여운의 순간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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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실루엣이 한가운데 선 정원에서 시선이 자연스레 머문다. 가수 애니(문서윤)는 남다른 침묵 속에서, 한 편의 영화 같은 정적을 품은 순간을 기록하며 잔잔한 감정의 결을 드러냈다. 회색빛 구름 아래 사뿐히 번지는 햇살은 조심스럽게 여름의 끝을 알리고, 무게 있는 조형물의 테두리가 정원의 평온을 깨트리듯 한 점을 길게 그린다.

 

사진으로 담긴 애니의 모습은 넓게 펼쳐진 야외 정원을 배경 삼아, 검은 조각상과 조우한 장면에서 시작된다. 곧게 땋은 머릿결이 어깨를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어둡게 드리워진 느슨한 의상에 작은 핸드백을 쥐고 뚜벅뚜벅 걸음을 이어간다.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큰 조각상은 마치 거대한 거미를 연상시키며, 애니의 뒷모습과 비슷하면서도 대조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그늘 속에 드리운 얼굴과 천천히 이어지는 걸음에서는 내면 깊은 곳의 사유와 고독이 조심스럽게 번진다. 풍경을 감싸는 울창한 나무와 맑게 갠 하늘, 그리고 자연과 동화된 조각이 한 장면의 오묘함을 한층 깊이 있게 완성한다.

가수 애니(문서윤) 인스타그램
가수 애니(문서윤) 인스타그램

애니는 “first week of september”라는 담백한 문장과 함께 이 사진을 남겼다. 말수 적은 글 안에는 한 계절에서 다음 계절로 넘어가는 순간의 설렘과 생소함, 그리고 조용히 깃든 변화가 배어 있다. 낯선 조형물 앞에 선 시간, 9월의 첫 주가 지닌 고유의 분위기를 애니만의 방식으로 표현해냈다. 조용하고 담담한 감성, 지난 계절에 대한 사색이 기묘하게 교차하는 정적의 온도가 전해진다.

 

팬들은 몽환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감각에 매료된 모습이었다. “9월의 시작이 애틋하다”, “비 오는 날의 차분함 같다”는 응원이 쏟아졌고, “감성이 깊이 전해진다”는 공감 어린 시선도 이어졌다. 강렬함과 은근함이 조화를 이루며, 이전보다 간결해진 패션과 한산한 야외 장면이 계절의 변주를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이번 게시물에서는 소박하지만 섬세한 애니 특유의 감성이 더욱 빛을 발했다. 조각상과 오롯이 마주한 고독한 순간이 누군가의 시간과 공명하며, 팬들과의 따뜻한 교감으로 이어졌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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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firstweekofseptember#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