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정표 3천500경기”…이주헌, 기록위원의 역사가 된 날→대구 현장에 뜨거운 박수
벅찬 환호에 묻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하늘도 마지막 여운을 남겼다. 32년간 KBO리그 현장을 지켜온 이주헌 기록위원의 발걸음은 선수들의 그라운드만큼 묵직했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은 6일, 기록위원으로서 3천500번째 경기에 출전하는 순간, 팬과 관계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축하의 박수를 이어갔다.
이주헌 기록위원은 1994년 9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OB 경기를 시작으로 KBO 공식 기록위원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2004년 4월 10일 잠실 롯데-LG전에서 1천경기, 2008년 4월 2일 목동 한화-우리전에서 1천500경기를 돌파하는 등 꾸준히 최다출장 기록을 갈아치워왔다. 2012년 9월 15일 목동 한화-넥센전에서는 2천경기, 2017년 4월 11일 잠실 KIA-두산전에서 2천500경기, 2021년 5월 11일 광주 LG-KIA전에서 3천경기의 이정표를 각각 달성하며 프로야구의 궤적을 기록과 함께 써내려갔다.

특히 한 시즌도 아닌, 32시즌에 걸쳐 치러진 3천500경기의 숫자는 단순한 통계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승부의 긴장과 순간의 아쉬움, 선수들이 드러내지 못한 감정까지 오롯이 마주해온 노고에 동료들은 깊은 존경을 보냈다. KBO는 공식 규정에 따라 이주헌 기록위원에게 기념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이주헌 기록위원의 이번 기록이 특별한 이유는 누적 출장 수가 KBO리그 사상 누구도 오르지 못한 기준점이라는 데 있다. 현장에서 만난 팬들은 기록위원의 자리가 ‘주목받지 않지만 결코 빠질 수 없는 퍼즐’이라며 따뜻한 시선을 전했다. 프로야구가 역사를 기록하는 한, 그 중심엔 이주헌이라는 이름이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하루하루를 정직하게 쌓아올린 3천500번의 기록, 그리고 눅눅한 대구 밤공기를 감싸안은 진심 어린 박수.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질 그날 역시, 모두의 기대와 응원이 함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