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편집 아기 시도 논란”…미국 바이오테크, 규제·윤리 파장 확산
현지시각 8일, 미국(USA) 실리콘밸리의 바이오테크 기업 ‘프리벤티브’가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국가에서 배아 유전자 편집을 통한 아기 출산을 비밀리에 추진한 정황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현행법과 국제 윤리 기준에 정면으로 배치돼, 글로벌 바이오 업계와 규제당국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WSJ은 프리벤티브가 중동 지역에서 유전자 편집 실험을 검토한 공식 서신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회사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그의 파트너 올리버 멀헤린, 코인베이스의 공동창립자 브라이언 암스트롱 등 기술 분야 주요 투자자들이 참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프리벤티브의 루커스 해링턴 CEO는 “한 부부와 배아를 편집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안전성이 검증되기 전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다수 국가는 배아 등 인간 생식세포의 유전자 편집을 통한 출산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현재 유전자 편집은 출생 후 질환 치료에 한정되며, 배아 단계의 개입은 미성숙한 과학 기술과 윤리 논란 등으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에서 공동 유예 조치 중이다. 그러나 프리벤티브뿐 아니라, ‘오키드’, ‘지노믹 프리딕션’ 등 일부 바이오테크 업체들도 아기 특성 예측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샘 올트먼의 파트너 멀헤린은 “질병 예방 연구에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코인베이스 암스트롱 CEO는 미래의 체외수정(IVF) 클리닉에서 유전자 편집과 스크리닝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또한 유전자 관련 기술의 임상 적용과 투자에 관심을 표명하며,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벤처자본에서 관련 투자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윤리·법적 비판도 거세다. 캘리포니아대의 피요도어 어노브 교수는 “유전병 치료라기보단 아기 개량 시도를 우려한다”고 경계했고, 같은 대학 마셀 세다스 교수 역시 “특정 기술로 아이의 특성을 완전히 예측할 수 없다”면서, 민간 기업 주도 유전자 실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2018년 중국(China) 허젠쿠이 박사가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를 출산해 국제 논란이 불거졌던 전례도 언급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USA) 내에서도 공공기관 관여 없이 민간기업 중심으로 인간 임상 실험이 확산되는 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WSJ,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는 “규제 공백과 윤리 논란이 투자 확장 흐름과 맞부딪히고 있다”며 위험 신호를 짚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의 엄격한 제도 정비와 공적 통제 강화, 사회적 합의 없는 기술 경쟁은 “국제 생명윤리 질서에 심각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바이오테크 업계가 규제와 비판에도 투자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향후 국제 과학기술 규범과 인간 존엄성 논의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