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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혁신 경연장 된 연구소”…현대모비스, R&D 내실 다지기→기술경쟁력 재정의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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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사내 모빌리티 기술 경연을 축제로 격상시키며 연구개발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아이디어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5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사내 모빌리티 기술 축제인 2025 엠필즈 페스타를 열고, 지난 1년간 임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 성과를 공유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접수된 아이디어는 117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6개 과제가 최종 본선에 올라 연구원들의 발표와 현장 투표를 통해 수상작을 가렸다.

 

엠필즈 페스타는 연구개발 현장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한 개선안부터 미래차 핵심 부품에 관한 신규 아이디어까지 아우르는 사내 기술 공모전으로, 전동화·자율주행·샤시·안전부품 등 모빌리티 전 영역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본선에 오른 아이디어 제안자는 직접 개발 취지와 차별성, 양산 적용 가능성을 설명하고, 용인 기술연구소에 모인 임직원 300여 명이 실시간 투표를 통해 최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구조로 운영됐다. 사내 경연이면서도 실제 사업성과 기술 난제를 동시에 겨루는 장으로 설계해 연구조직의 참여와 긴장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내 혁신 경연장 된 연구소”…현대모비스, R&D 내실 다지기→기술경쟁력 재정의
“사내 혁신 경연장 된 연구소”…현대모비스, R&D 내실 다지기→기술경쟁력 재정의

올해 최우수 아이디어로는 에어 서스펜션을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소화 시스템과 냉각 시스템 설계를 최적화한 모터 열관리 기술이 선정됐다. 에어 서스펜션 기반 배터리 소화 시스템은 차량 하부에 위치한 고전압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서스펜션 구조를 활용해 소화 매체를 배터리 모듈 인근에 보다 정밀하게 전달하는 개념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화재 안전이 규제와 소비자 신뢰 측면에서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차체와 샤시 시스템을 안전 솔루션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함께 선정된 모터 열관리 기술은 냉각 채널 경로와 열전달 구조를 미세 조정해 효율을 끌어올리는 설계 개선 접근에 가깝고, 전동화 부품의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 향상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사업성과 기술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최우수상을 받은 김동규 현대모비스 책임연구원은 거창한 혁신이 아니라 작은 변화를 통해 사용자 편의와 기능을 개선하려는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현장에서 반복되는 사소한 불편과 비효율이 새로운 솔루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부에 다시 한 번 각인시킨 발언으로 읽힌다. 실제로 완성차와 1차 협력사가 공유하는 특성상, 전기차용 모듈·시스템 부품은 미세한 설계 변경이 전체 차량 성능과 품질 비용 구조를 좌우하기 때문에, 사내 아이디어 경연을 통해 발굴된 세밀한 개선안의 가치는 가볍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연구개발 투자비를 2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며 전동화 시스템, 통합 제어, 자율주행 센서 및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빌리티 영역에서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천명한 상태다. 연구개발 거점인 용인 기술연구소를 사내 혁신 경연의 무대로 삼은 점은 단순한 행사 효과를 넘어, 투자 확대와 현장 아이디어를 직접 연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안전과 모터 열관리와 같은 수상 과제는 향후 글로벌 안전 규제와 OEM 고객사의 요구 조건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어, 현대모비스의 수주 경쟁력과 브랜드 신뢰도 제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수상 아이디어의 기술성과 상품성을 종합 검토해 실제 기술 개발 과제로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내 공모로 그치는 내부 이벤트가 아니라, 연구개발 로드맵에 편입되는 실질 프로젝트로 이어지도록 제도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전동화·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으로의 전환이 가속되는 국면에서, 대규모 R&D 투자와 더불어 현장 연구원 주도의 아이디어 경연을 정례화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기술 포트폴리오의 깊이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엠필즈 페스타를 계기로 사내 아이디어 생태계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경우, 전기차 안전 솔루션과 고효율 구동 시스템 분야에서 한층 선명한 기술적 색채를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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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엠필즈페스타#에어서스펜션배터리소화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