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고체 배터리 기술 진전에 8% 급등…LG화학, 2차전지 소재 모멘텀 재점화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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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기대가 다시 부각되며 LG화학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1월 26일 장중 LG화학은 전일 대비 8% 넘게 오르며 39만 원선을 회복했다. 단기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이슈에 따른 가격 재조정 국면이지만, 중장기 성장 스토리와 수급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 공정 혁신과 친환경 소재 사업 확대가 향후 실적 회복 속도와 밸류에이션 재평가 강도를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6일 장중 기준 LG화학은 393,500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8.40% 상승했다. 시가는 369,500원에서 출발해 장중 393,500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저가는 369,000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약 30만 주 수준으로, 급등 흐름에도 최근 한 달 일평균 대비 과도한 수급 쏠림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특정 수급 주도 랠리보다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 호재에 따른 가격 재조정 성격이 강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LG화학[05191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LG화학[05191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최근 한 달간 LG화학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며 약 마이너스 2%대 조정 흐름을 보였다. 다만 기간을 넓히면 3개월 기준 상승률이 40% 안팎, 6개월 기준으로는 약 110%에 이르러 중장기적으로는 뚜렷한 우상향 추세다. 현재 주가는 20일 이동평균선인 약 390,500원을 소폭 상회하며 단기 기술적 부담을 일부 완화했고, 60일선인 약 335,000원과의 괴리가 충분히 확보돼 중기 상승 추세도 유지되는 모습이다.

 

변동성도 적지 않았다. 최근 한 달 사이 고점은 11월 13일경 428,500원, 저점은 11월 24일 355,000원 수준으로 고저 폭이 약 20%를 웃돌았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 발표를 전후해 급등과 차익 실현이 반복되며 35만~43만 원 구간에서 매수·매도 공방이 집중됐다. 이날 장중 39만 원대 재진입에 성공하면서 단기 조정 국면에서 기술 모멘텀을 재확인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한 달간 주가를 움직인 핵심 요인은 전고체 배터리 고체 전해질 공정 혁신, 상하이 국제 포장 전시회에서의 초박막 친환경 필름 공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여수공장 방문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가능성이 부각되며 LG화학이 2차전지 소재 테마의 중심 종목으로 재부상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이 ESG와 순환경제 흐름과 맞물려 중장기 성장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정부의 첨단소재·에너지 전환 지원 의지가 확인되며 대형 소재주에 대한 규제·정책 리스크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엇갈린 방향을 보였다. 11월 18~25일 동안 외국인은 약 15만9,000주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약 12만3,000주를 순매도했다. 특히 11월 24~25일 이틀간 외국인은 11만 주 이상을 집중 순매수했고, 기관은 같은 기간 7만 주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수급의 중심축이 외국인으로 이동했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수 확대 시 주가가 반등 폭을 키운 반면, 기관 매도 확대 시 장중 변동성이 커지는 패턴이 나타나 단기 방향성은 외국인 수급에 더 좌우되는 양상이다.

 

동일 업종 내 상대평가에서 LG화학은 시가총액 약 27조 원 규모로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C, 롯데케미칼 등과 비교해 덩치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 최근 기준 일간 등락률은 8.4%로, 포스코퓨처엠 8.8%, 롯데케미칼 7.5%, 에코프로 6.5%, SKC 2.3% 대비 상위권에 속한다. 외국인 지분율은 34%대로, 한 자릿수에서 20%대에 머무는 동종 종목 대비 뚜렷하게 높다. 글로벌 자금이 선호하는 대형 2차전지·소재주 중 하나로 분류되는 배경이다. 다만 자기자본이익률 ROE가 마이너스 4%대이고, 주가수익비율 PER도 마이너스 구간에 머무는 등 이익 정상화 이전 과도기라는 점은 업종 전반과 공통적인 약점으로 지적된다.

 

재무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실적 둔화와 회복 기대가 교차한다. 연간 매출액은 2023년 55조 원에서 2024년 48조 원 수준으로 줄어든 뒤, 2025년 45조 원대가 예상돼 외형 확대보다는 포트폴리오 재편과 수익성 회복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2년 2조9,000억 원에서 2024년 9,000억 원대로 크게 감소했으나, 2025년에는 분기당 4,000억~6,000억 원대로 회복되며 영업이익률도 2024년 1%대에서 2025년 3%대 이상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된다. ROE는 최근 마이너스 2% 내외로 낮지만, 부채비율 110% 안팎, 당좌비율 70~80%대 수준으로 재무건전성 자체는 대형 화학사 평균 범위에 있다는 평가다.

 

밸류에이션에서는 수익성 저하 탓에 PER이 마이너스로 기존 잣대로 해석하기 쉽지 않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 PBR이 0.5~0.8배까지 내려온 점을 감안하면 자산가치 대비로는 일정 부분 할인 구간에 머문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0.25%로 동종 대형 소재주 평균보다 낮아 배당 매력은 크지 않고, 성장·기술 모멘텀에 초점을 맞춘 투자 성격이 강조된다.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3.82점 수준이며, 목표주가는 462,529원으로 제시돼 현재가 대비 약 15% 안팎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주가를 가장 강하게 자극한 재료는 전고체 배터리 핵심 공정 기술 개발이다. LG화학은 한양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 입자 크기를 균일하게 제어하는 스프레이 재결정화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기존 액상 공정 전해질은 입자 크기 불균형으로 내부 빈틈이 생겨 리튬 이온 이동을 방해했지만, 신규 공정은 입자 크기를 균일화해 이온 이동 경로를 정돈하고 내부 저항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기존 전해질 대비 기본 용량은 약 15%, 고속 방전 용량은 50% 수준까지 향상된 것으로 제시돼 성능 개선 폭이 수치로 확인됐다.

 

이 공정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병목으로 지적돼 온 고체 전해질 균질성 문제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는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들의 중장기 로드맵에 공통으로 포함된 차세대 플랫폼이다. LG화학이 고체 전해질 공정에서 진전을 보이면서 그룹 내 LG에너지솔루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관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업계에서는 향후 파일럿 라인 확대, 시제품 검증, 주요 고객사와의 공동 개발 소식 등이 이어질 경우 기술 경쟁력 재평가가 주가에 추가 반영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상하이 국제 포장 전시회에서 선보인 초박막 친환경 필름 유니커블도 주가 변동 요인 중 하나다. LG화학은 14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박막 단일소재 필름을 통해 재활용 용이성과 자원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단일소재 기반 포장재는 복합소재 대비 재활용 공정이 단순하고 비용 효율성이 높아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글로벌 브랜드사의 ESG 목표에 부합하는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다만 패키징 사업은 2차전지만큼 증시에서 강한 모멘텀을 일으키지는 못하는 만큼, 주가를 단독으로 끌어올리기보다는 밸류에이션 방어와 ESG 프리미엄을 보완하는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정부 정책 이슈 역시 투자 심리에 우호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여수공장 방문은 에너지·화학 산업 현장 점검 성격이지만, 첨단 소재와 이차전지, 친환경 소재 관련 투자·규제 정책이 LG화학과 같은 대형 기업 중심으로 설계될 수 있다는 기대를 자극했다. 특히 대규모 설비 투자와 탄소 감축 프로젝트,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 등에서 정책 지원과 인허가 유연성은 중요한 변수인 만큼, 정부의 관심은 중장기 사업 추진 리스크를 줄이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방문이 실적 가이던스 변경이나 구체적인 재무 이벤트를 동반하지 않은 만큼, 단기 주가 영향은 상징성과 신뢰도 제고 수준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환경에서는 2차전지와 전기차 수요 사이클, 금리와 환율,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LG화학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수준과 달러 강세 여부는 성장주·소재주의 할인율에 직결되며, 최근에도 소재·2차전지 업종이 대외 변수 변화에 따라 지수 대비 높은 베타를 보이고 있다. 석유와 나프타 등 원재료 가격 흐름은 기초소재 부문 마진에 영향을 미치고,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는 배터리 및 소재 밸류체인의 밸류에이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고체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라는 개별 호재에도 불구하고 LG화학 주가가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반복하는 배경이다.

 

뉴스·테마 관점에서 LG화학은 전고체 배터리, 2차전지 소재, 친환경 패키징, 탄소중립 소재 등 복수 성장 테마에 걸쳐 있는 대표 관련주로 분류된다. 최근 한 달 동안 시장의 민감도가 가장 높았던 재료는 전고체 배터리 스프레이 재결정화 공정 발표로, 상용화 기대가 빠르게 반영되며 관련 테마의 중심에 섰다. 유니커블을 비롯한 친환경 포장 필름은 순환경제와 플라스틱 재활용 테마에서 ESG 선도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는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고, 정부 고위 인사의 공장 방문은 정책 수혜 기대를 높이는 뉴스로 소화됐다. 향후 테마 강도 변화의 촉매는 추가적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진전,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업 발표, 전기차 수요와 금리 환경 변화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종 비교에서 LG화학의 강점은 매출과 영업이익 절대 규모, 높은 외국인 지분율이다. 동종 기업들보다 기초 체력이 탄탄하고 글로벌 기관투자가 비중이 높아 중장기 수급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약점으로는 낮은 ROE와 순이익률, 2차전지와 친환경 소재 투자 부담이 꼽힌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간에 두 자릿수 수익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을 지속 가능한 성장 스토리를 바탕으로 완만한 리레이팅이 가능한 종목이지만, 급격한 실적 모멘텀보다는 기술·정책 변수에 따라 단계적으로 평가 구간이 바뀌는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 구간은 기술 모멘텀과 수급 변화를 중심으로 한 박스권 공방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저점인 355,000원 부근은 차익 실현 이후에도 매수 대기 물량이 유입되며 지지력을 확인한 구간으로, 단기 하단 지지선으로 거론된다. 반대로 428,500원 부근은 전고체 배터리 호재가 집중됐던 시기의 단기 고점으로, 이 구간에 매도 물량이 누적돼 상단 저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단기적으로는 35만~43만 원 사이에서 뉴스와 수급에 따라 등락이 이어질 수 있어 가격 레벨보다 지지·저항 구간을 중심으로 한 접근이 요구된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검증 진척도, 2차전지 업황 회복 여부, 화학 업황 바닥 통과 여부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전고체 관련 추가 뉴스가 제한되고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이어질 경우, 35만~38만 원대에서 조정성 박스권이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후속 기술 발표나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업체와의 구체적 협업 소식, 금리 안정과 함께 2차전지 섹터에 자금이 재유입될 경우 42만~45만 원대 재진입을 시도할 여지도 거론된다. 다만 절대 주가 수준은 대외 변수에 따라 유동적인 만큼, 기술적 구간과 수급 전환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는 장기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개별 뉴스의 완성도와 시점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적 발표, 가이던스 변경, 정책 방향 전환 등 이벤트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될 수 있고, 글로벌 금리·환율·원자재 가격 급변 역시 소재·화학 업종 마진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관련 종목 특유의 높은 변동성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라면 투자 규모와 기간을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기술 이슈와 거시 변수 흐름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향후 LG화학 주가 흐름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로드맵과 글로벌 전기차 수요, 금리와 환율 등 주요 거시 지표의 방향성에 좌우될 전망이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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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전고체배터리#2차전지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