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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RL로 재무데이터 표준화 앞선 네오위즈…금감원 우수법인 선정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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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표준 전산언어를 활용한 재무공시가 국내 자본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재무 데이터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구조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 분석 효율이 높아지고, 향후 인공지능 기반 금융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정이 국내 상장사의 XBRL 전환 속도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네오위즈는 2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025 국제 표준 전산언어 XBRL 재무공시 우수법인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제 표준 데이터 기반 재무공시를 모범적으로 수행한 기업을 매년 선정해 시상하고 있으며, 공시 정확도와 표준 준수 수준, 공시 시점의 적시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XBRL은 기업 재무 정보를 국제적으로 합의된 태그 체계로 표현하는 디지털 전산 언어다. 기업마다 제각각인 재무제표 양식을 통일된 데이터 구조로 전환해 사람이 읽는 문서뿐 아니라 컴퓨터가 직접 읽고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PDF나 이미지 기반 공시처럼 사람이 일일이 재입력해야 하는 방식의 한계를 줄였다.

 

네오위즈는 XBRL 데이터 기반 재무공시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공해 온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재무제표 항목별로 표준 태그를 성실히 부여하고 오류 검증 절차를 강화해 국내외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반복적인 공시 업무를 시스템화하면서 작성·검증·제출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XBRL 방식의 핵심은 재무 데이터를 문장이 아닌 데이터베이스 수준의 구조로 다루는 데 있다. 자산, 부채, 매출, 비용 등 개별 항목마다 고유 태그가 부여되기 때문에, 투자자나 정보업체는 공시가 올라오는 즉시 기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모델에 바로 투입할 수 있다. 기존 방식 대비 수작업 입력을 줄여 오류 발생률을 낮추고, 동일 업종 기업 간 비교 분석도 용이하게 만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 자본시장에서는 이미 XBRL 도입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상장사 재무제표에 XBRL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 역시 공시 데이터의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금감원이 중심이 돼 공시 포맷의 전산화를 확대하고 있고, 주요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와 핀테크 기업이 XBRL 데이터를 활용한 자동 분석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XBRL 인프라는 향후 금융 AI와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 데이터 집약적 서비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재무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구조화해 공급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생성형 AI가 상장사의 재무 상태를 진단하거나, 자산운용사가 자동화된 리스크 모형을 돌리는 데 필요한 기반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공시 데이터의 기계판독성이 금융 AI 경쟁력의 일차적 조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공시 표준화가 확대될수록 규제기관의 감독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금감원과 거래소는 XBRL 태그를 활용해 재무 비율이나 이상치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잠재적 회계 부정이나 공시 누락을 조기에 포착하는 체계를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 다만 데이터 표준화 속도에 비해, 이를 활용한 감독 체계와 시장 참여자의 분석 역량 고도화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XBRL 기반의 재무공시는 투명한 정보 제공과 투자자 신뢰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공시 체계 강화와 투자자 친화적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수상 사례를 계기로 XBRL 공시 품질 경쟁이 확산되며, 실제 시장 분석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활용될지 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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