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 피로는 선반영”…미국 뉴욕증시, 기술주 주도 반등에 연준 완화 기대 교차
현지시각 기준 24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시가 이번 주 첫 거래일을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세로 출발했다. 11월 들어 가팔랐던 조정 이후 AI 인프라 랠리의 피로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되돌림 매수세가 유입되며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완화 가능성을 둘러싼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는 안도와 불확실성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24일 오전 10시 44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 500 지수는 0.71% 오른 6,649.81,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1.37% 상승한 22,578.84를 기록하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도 0.05% 소폭 상승해 46,268.89에 머무르고 있으며, 대형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100 지수는 1.37% 오른 24,571.96으로 집계됐다. 변동성 지표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22.11로 5%대 하락하며 최근 고점에서 한 걸음 물러섰고, 러셀 2000 지수 역시 0.29% 상승해 중소형주 전반에도 완만한 우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프리마켓 단계에서 주요 지수 선물이 0.3~1.0%대 고른 강세를 보였다며, AI 대표주 엔비디아를 ‘오늘의 강세주’로 꼽고 기술주 재랠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4/1763996201713_333218162.jpg)
찰스 슈왑에 따르면 이날 장초반 반등은 지난주 2% 가까운 S&P 500 조정 이후 나타난 기술적 되돌림 성격이 강하다. 최근 두 달 저점 부근까지 밀렸던 지수는 비트코인 가격 급락, AI 관련 밸류에이션 부담, 연말 차익실현, 연준 향후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며 ‘리스크 오프’ 흐름을 보여 왔다. 그럼에도 직전 거래일 기준 S&P 500이 100일 이동평균선(6,548선) 위에서 마감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해당 가격대를 중요한 방어선이자 매매 기준선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VIX가 최근 5주 연속 상승해 한때 28을 상회했다가 다시 20대 초반으로 내려온 점은 공포가 정점에서는 다소 진정됐지만, 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
직전 거래일 미국 증시는 전반적인 거시지표 개선과 투자심리 회복 덕분에 강세로 마감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S&P 글로벌이 발표한 11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서비스 부문 확장 강화와 제조업 둔화 완화를 동반했고,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최종치는 예비치를 상회하면서 1년 및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모두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1.1%, 나스닥은 0.9%, S&P 500은 1.0% 오르며 11개 섹터가 모두 상승했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가 2.2% 급등해 시장을 주도했고, 유틸리티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유럽에서는 독일(Germany) Ifo 기업환경 지수가 11월 88.1로 예상 밖 하락을 기록해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드러낸 반면, 아시아에서는 일본(Japan) 증시 휴장 속에 대부분 시장이 강보합권을 나타내며 전일에 이어 글로벌 리스크 자산 전반이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이번 주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와 이벤트는 향후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24일을 ‘데이터 공백에 가까운 조용한 월요일’로 규정하면서도, 25일 발표 예정인 9월 소매판매, 생산자물가지수(PPI),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10월 미결주택판매,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주간 흐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26일에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내구재 주문, Deere & Co. 실적 등 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찰스 슈왑은 특히 이번 주 다수의 국채 입찰, 그 가운데 2년물 입찰에 주목하면서, 결과에 따라 단기 금리와 밸류에이션 압력을 둘러싼 시장 경계감이 재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CME 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70% 안팎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일부 채권 전략가들은 “12월 조기 완화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하는 등 시각차가 크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은 완화 기대와 정책 리스크 사이에서 포지션을 신중히 조정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환경 측면에서는 환율 변수도 한국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월 2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76.4원으로 전일 대비 4.4원 상승했다. 달러 강세가 재차 심화되면서 같은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달러 기준 수익률과 원화 환산 수익률 사이 괴리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미국 기술주와 상장지수펀드(ETF)에 비중을 크게 둔 국내 투자자의 경우, 나스닥과 주요 빅테크가 동반 상승하는 날에는 환차손 부담이 완화되지만, 지수 조정과 환율 상승이 맞물리는 시기에는 손실이 과대 계상될 소지가 커 포지션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환율과 주가, 금리의 복합적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한국(Korea)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운용 전략에도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집계에 따르면, 11월 20일 기준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보관금액은 소수 대형 종목에 여전히 집중돼 있다. 보관금액 상위 종목은 테슬라(36조 2,392억원), 엔비디아(25조 163억원), 팔란티어 테크(8조 4,847억원), 알파벳 A(6조 9,945억원), 애플(6조 6,953억원), 인베스코 QQQ(5조 1,478억원), 마이크로소프트(5조 864억원), 아이온큐(4조 5,101억원), 뱅가드 S&P 500 ETF(4조 3,390억원), 브로드컴(4조 345억원) 순이다. 직전 집계일 대비 감소액을 보면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대형주 비중이 크지만, 팔란티어, 아이온큐, 3배 레버리지 ETF 등 변동성이 큰 성장·테마 자산에서 차익실현과 리스크 축소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11월 이후 이어진 조정 국면에서 서학개미 자금이 ‘고위험 성장주’에서 일부 빠져나와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24일 뉴욕증시 장초반 시세는 이들 상위 보유 종목 상당수가 다시 강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슬라는 408.08달러로 4.34% 오르고 있고, 팔란티어 테크도 158.39달러로 2.28% 상승 중이다. 알파벳 A는 316.04달러로 5.47% 급등하며 AI 광고·클라우드 사업 모멘텀에 대한 기대를 재확인시키고 있다. 애플은 1.25% 오른 274.88달러, 인베스코 QQQ는 1.43% 상승한 598.49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0.25% 오른 473.29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양자컴퓨팅주 아이온큐는 4.06% 오른 43.41달러, 뱅가드 S&P 500 ETF는 0.71% 상승한 610.23달러, 브로드컴은 6.62% 급등한 362.73달러를 기록하는 등 AI 인프라 공급망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178.29달러로 0.33% 하락해 예외를 보이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조정을 이끌고 있지만 구조적 성장 스토리는 유지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보유 순위 11~20위 종목 흐름 역시 위험 선호 회복을 시사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는 6.9% 급등했고,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는 8.45% 치솟았다. SPDR S&P 500 ETF는 0.69% 상승해 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고, 슈왑 미국 배당주 ETF는 0.31% 하락해 방어주 성격을 재확인시켰다. 아마존닷컴은 1.72%, 메타 플랫폼은 1.37% 오르며 빅테크 전반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레버리지 QQQ ETF와 인베스코 나스닥 100 ETF, TSMC 등도 1~4%대 상승세를 기록했고,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가 소폭 강세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시 선호 현상이 관찰된다. 이 같은 패턴은 서학개미가 과도한 비관론에서 한 발 물러서 위험자산 재진입과 동시에 단기 국채 등 안전자산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하려는 혼합적 포지션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관금액 흐름을 보면 이 같은 심리가 더욱 분명해진다. 11월 20일 기준 서학개미 상위 50개 종목 합산 보관금액은 160조 5,243억원으로, 이전 집계일보다 8조 2,571억원 감소했다. 예탁결제원이 해외 증시 보관액을 집계하는 과정에 통상 하루 이틀의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보관금액 감소를 순매도 우위로 단정짓기보다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액 축소, 실제 매도, 환율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별로 보면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보관금액은 11월 초 187.6조원 수준에서 등락 끝에 20일 160.5조원까지 줄며 한 달 초반 고점 대비 약 27조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과 엔비디아·테슬라·애플 등 핵심 종목 주가가 10월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반등과 조정을 반복하며 전반적으로 밀린 점을 감안하면, 보관금액 축소는 평가손실과 자금 이탈이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2025년 월별 보관금액 추이를 보면 1월 167.86조원에서 10월 251.01조원까지 계단식으로 늘었다가 11월 215.92조원으로 조정된 수준이다. 연초와 비교할 때 여전히 상당규모 자금이 미국 시장에 머물러 있으며, 2분기 이후 AI·빅테크 랠리와 함께 서학개미가 구조적으로 미국 자산 비중을 높여온 흐름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편, 찰스 슈왑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 대비 30% 이상 조정을 거치며 ‘암호화폐 겨울’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VIX가 200일 이동평균(20) 위인 2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S&P 500 구성 종목 가운데 50일선 위에 있는 종목 비율이 38%, 100일선 위 종목 비율이 55%에 그친다는 점도 시장의 Breadth, 즉 상승 종목 폭이 여전히 얕다는 신호로 제시됐다. 지수는 잦은 반등을 연출하고 있지만, 체감 장세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통신서비스와 AI 관련주, 미국 주택 건설주 일부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점은 섹터와 테마 간 분산, 리밸런싱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개별 빅테크 종목 중에서는 알파벳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알파벳은 최근 일주일 새 8% 이상 상승하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 강세를 이끌었고, 연초 이후 58% 수익률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 가장 앞선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장초반에도 알파벳 A가 5%대 상승률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공개한 AI 모델 ‘제미니 3’의 수익화 기대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학개미 보유 상위권에 자리한 브로드컴 역시 6%대 급등을 기록하며 AI 인프라 공급 체인에 대한 낙관론을 재점화하고 있다. 반대로 AI 붐의 대표주로 꼽혀온 엔비디아는 프리마켓 강세에도 본장 초반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며, AI 관련 투자 수요가 특정 종목에서 생태계 전반으로 분산되는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서학개미 등 개인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를 AI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응용 소프트웨어 전반으로 확장할 신호로 해석한다.
종합하면 24일 뉴욕증시 장초반 흐름은 11월 내내 이어진 급격한 조정과 변동성 확대 이후 나타난 완만한 안도 랠리 성격이 강하다. 거시지표 측면에서는 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경기 확장과 기대 인플레이션 하향 조정이 확인됐고, 정책 측면에서는 12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둘러싼 기대와 회의론이 공존하고 있다. 자산 가격 측면에서는 AI·빅테크 중심 성장주가 다시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비트코인과 일부 고평가 성장주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며 위험 선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서학개미 자금은 11월 이후 보관금액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200조원을 웃도는 규모가 미국 시장에 머물며 향후 방향성을 저울질하는 국면이다.
관측통들은 지수와 환율, 개별 종목과 보관금액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단기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보관금액 기준일과 실제 주가, 환율 변화 사이 시차를 함께 고려하는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번 주 PPI와 소매판매, 소비자신뢰, 노동시장 지표, 내구재 주문, 국채 입찰 결과 등이 연이어 발표되는 만큼, 하루 단위로 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소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오늘 뉴욕증시의 반등이 연말 랠리의 출발점이 될지, 또 다른 변동성 확대의 전조에 그칠지는 향후 데이터와 연준 메시지, 투자심리의 방향성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완화 기대가 실제 정책과 실물경제 개선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