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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김학의 사건 희생 재구성”…검찰 권력 오랜 그림자→제도 심장 겨눈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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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김학의 사건 희생 재구성”…검찰 권력 오랜 그림자→제도 심장 겨눈 질문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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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화법으로 물결치던 평범한 일상이, ‘PD수첩’이 펼친 진실의 무대 위에서 숙연한 침묵으로 바뀌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을 중심에 두고, 수사 과정에서 들끓던 의문과 상처의 실루엣이 날카롭게 드러났다. ‘PD수첩’은 권력의 관문 앞에 선 개인의 고독과, 오랜 세월 반복돼 온 제도적 허점을 정면으로 조명했다.

 

프로그램은 2019년 김학의 전 차관의 긴급 출국 시도를 막으며 불거진 ‘불법 출국금지’ 논란을 깊게 파고들었다. 당시 검찰은 즉각 해당 조치의 불법성을 단정하고, 담당자들을 기소하는 초강경 행보를 보였다. 연일 이어진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은 무죄 확정 이전에 이미 수사 대상자들의 명예와 삶을 뒤흔들었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에도, 남겨진 삶의 흔적은 되돌릴 수 없도록 퇴색돼 버렸다. ‘PD수첩’은 이 과정을 교차 편집으로 재구성하며, 사실과 책임의 경계를 치밀하게 짚어냈다.

“검찰 수사 과정의 희생”…PD수첩, 김학의 사건 재조명→제도 책임 묻다 / MBC
“검찰 수사 과정의 희생”…PD수첩, 김학의 사건 재조명→제도 책임 묻다 / MBC

무엇보다 ‘78년 검찰청 폐지 카운트다운’ 편은 검찰 수사에서 비롯된 죽음을 놓치지 않았다. 실태를 고발하는 과정에서 수사와 기소가 결합된 구조가 낳는 위험, 그로 인해 사라진 이름 없는 희생들이 시청자 앞에 되살아났다. 제작진은 사건 담당 기관의 내부 감찰이나 사후 대책의 실체를 추적했고, 검찰과 경찰 조사 중 발생한 극단적 선택의 차이를 구체적 수치로 비교하며 시스템의 민낯을 드러냈다.

 

공정이라는 이름 아래 흘러간 세월, 그리고 그 뒤에 남은 책임의 자국 앞에서 ‘PD수첩’은 다시 물음을 던졌다.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파고드는 권력의 힘, 그 아래 무너진 인간의 고통이 밤하늘에 흩어지듯 전해졌다. 78년간 이어진 검찰 권력 집중의 역사 속에서, 진정 되돌아봐야 할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사회가 안아야 할 숙제는 어디에 있는지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공공성의 울림을 더해준 ‘PD수첩’의 ‘78년 검찰청 폐지 카운트다운’ 편은 9월 9일 화요일 밤 10시 20분, 현실 너머 제도의 의미를 되묻는 새로운 목소리로 시청자 곁에 다가선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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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김학의#검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