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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그림자에 붉은 달”…한국, 3년 만에 개기월식 전 과정을 관측
IT/바이오

“지구 그림자에 붉은 달”…한국, 3년 만에 개기월식 전 과정을 관측

허예린 기자
입력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 현상이 8일 새벽 우리나라 밤하늘에서 뚜렷하게 관측됐다. 3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전 과정을 볼 수 있는 개기월식이 이뤄지면서, 기존 월식과 달리 평소보다 더 어둡고 붉게 물든 달의 모습이 포착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번 개기월식의 촬영 이미지를 공개하고, 천문학계와 일반 시민 모두에게 특별한 관측 경험을 제공했다. 이번 개기월식은 달이 보름달로 차오르는 시기와 겹쳐, 둥근 보름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 붉은 블러드문 형태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관측을 천문 현상 탐구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개기월식은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질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 원리와 진행 단계가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돼 있다. 월식 현상 자체는 태양, 지구, 달이 정확히 일직선이 되는 시점에서 발생하며 이때 지구 그림자의 영향으로 달 표면의 밝기와 색상이 변한다. 8일 새벽 1시 26분 48초에 부분식이 처음 시작돼, 2시 30분 24초에는 달이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이 도달했으며, 3시 11분 48초에 최대 월식 상태가 관측됐다. 식 전체는 오전 5시 56분 36초에 완전히 종료됐다. 이번 월식의 최대식 시각에는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장 깊게 들어간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달이 붉은 빛을 띠는 ‘블러드문’ 현상은 대기 산란 효과에 기인한다.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빛 중 파장이 짧은 파란색 계열은 모두 산란돼 사라지고, 파장이 긴 붉은색 계열만 달에 닿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산란되지 않은 붉은 빛이 달 표면에 반사돼, 관측자 눈에는 붉고 어둡게 비친 것이 이번 개기월식의 특징이었다. 일반적인 월식과 비교해, 개기월식에서는 이러한 색 변화가 더욱 극명하게 측정된다.

 

천문연구원 등 전문기관은 이번 월식 관측 데이터와 이미지를 분석해 우주 환경 변화에 따른 대기 영향, 광학적 특성 변화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천문계에서는 미국, 유럽 주요 천문대에서도 비슷한 관측을 실시하며 월식의 전 지구적 양상 비교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음 개기월식 전 과정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시점이 2029년 1월1일로 예정돼있으며, 그 전 2026년 3월3일에도 개기월식이 예고돼 있지만 일부 구간만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천체 물리와 대기 과학의 융합적 관점에서, 대규모 월식 관측·데이터 수집은 지구 기후 조건, 우주 환경 변화 측정의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기월식과 같은 대규모 천문 현상 관측은 정밀 과학 연구는 물론 미래 우주 탐사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개기월식 등 천문 이벤트의 과학적 가치 및 IT·빅데이터 융합 연구의 발전 가능성을 꾸준히 주목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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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개기월식#블러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