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쎄크 9%대 급등…AI HBM 검사 수주 기대에 소부장 모멘텀 확산
코스닥 상장사 쎄크가 AI 반도체용 HBM 검사 수주 기대와 기관 대상 기업설명회 이슈가 맞물리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기관의 매매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전자빔 기반 검사장비 사업의 확장이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반면 소형 성장주 특유의 수급·실적 변동성은 여전히 부담으로 지적된다.
24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장중 기준 쎄크 주가는 1만85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9.49% 상승 중이다. 시가는 9,970원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1만1,670원까지 치솟았고, 저가는 9,610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약 450만주 수준으로 최근 6개월 평균을 크게 웃돌며 단기 수급 쏠림이 두드러지고 있다.
![쎄크[08118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4/1763963749512_620290913.jpg)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을 보면 쎄크는 저점 7,600원대에서 1만1,000원대까지 가파른 반등을 시도했다. 10월 24일 약 8,700원 수준에서 마감한 뒤 11월 중순 이후 급등 구간을 거치며 현재가는 한 달 전보다 20% 중반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11월 17일 7,480원까지 밀렸다가 18일과 20일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며 1만1,800원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하루 10% 안팎의 급등락이 반복되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기술적으로는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이 모두 8,900원 안팎에 자리해 지난해 중반 이후 이어진 중기 박스권 상단이 현재는 지지선 후보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개월 전 1만3,000원대 중반에서 출발한 주가는 8월 이후 7,000원대 후반에서 저점을 다진 뒤 11월 들어 1만원 선을 회복했다. 연중 고점인 1만4,000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약 20% 낮은 수준으로, 기술적 관점에서는 조정 이후 중기 반등 국면 초입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주가를 떠받친 재료는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우선 글로벌 반도체 대형 고객사로 알려진 N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HBM X-ray 검사장비 성능평가를 통과한 점이다. 여기에 북미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과 미국 M사 등과 연계된 12단 HBM 검사장비 발주 기대가 더해지며 수주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3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과 ‘첫 연간 흑자 달성’ 기대가 부각된 점도 실적 기반 모멘텀을 강화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단기 매매가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공개된 11월 중순 이후 데이터를 보면 외국인은 14일부터 21일까지 약 12만주 순매도했지만, 급등 직전인 18일과 21일에는 각각 2만7,000주, 3만9,000주 수준으로 순매수로 돌아섰다. 기관 역시 같은 기간 누적 기준으로 약 10만주 순매도였으나 19일과 21일에는 일시적으로 순매수로 전환됐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설 때 주가는 두 자릿수 급등을 기록했고, 매도 전환 시에는 하루 6% 안팎의 조정이 나타나는 등 수급과 주가 흐름의 연동성이 뚜렷했다.
동일 업종 내 상대 평가에서도 쎄크의 단기 탄력이 부각된다. 삼성전기, 이수페타시스, LG이노텍, 대덕전자 등 반도체·전자부품주와 비교할 때 이날 쎄크의 등락률 9.49%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시가총액이 약 950억원에 그치는 소형주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781위에 머물러 시장 주도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외국인 지분율도 1.39%에 머무르며 주요 동종 업종 상장사들의 20~30%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PER가 약 30배 수준으로 업종 평균 대비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도 현재 주가가 매출 성장성과 향후 수주 기반 이익 개선 기대를 일정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재무 지표를 보면 쎄크의 연간 매출액은 2022년 406억원, 2023년 504억원, 2024년 539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2년 -49억원에서 2023년 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에는 10억원대 중반, 영업이익률 2%대까지 개선된 것으로 집계된다. 다만 2025년 분기 실적 기준으로는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분기별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부채비율은 최근 200%대 중반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며 재무 레버리지가 완화됐고, 당좌비율·유보율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까지 배당수익률과 목표주가, 투자의견 등 증권사 컨센서스는 사실상 부재해 기관 리서치 커버리지가 얕은 전형적인 소형 성장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 대상 성능평가 통과와 HBM 검사장비 수주 기대감이다. 회사는 N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X-ray 검사장비 성능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4분기 HBM 검사장비 NF120 모델의 수주 확대 가능성이 부각됐다. 북미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과의 수주, 미국 M사의 12단 HBM 검사장비 발주 논의 등이 연이어 시장에 전해지며 쎄크가 AI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서 핵심 검사 파트너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시장에서는 특정 고객사와 제품 라인업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실체 있는 수주 스토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수주잔고와 회사가 제시한 실적 로드맵도 중기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쎄크는 올해 들어 수주잔고가 500억원 중반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반기부터 고객사 다변화와 출하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회사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600억원대 중반, 2026~2027년에는 별도 기준 800억~1,100억원대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을 목표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수주잔고가 3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매출·이익으로 전환될 경우 첫 연간 흑자 달성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는 쎄크가 기술특례 상장주에서 실적 기반 성장주로 포지셔닝을 바꾸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사업 구조 측면에서 쎄크는 전자빔, X-ray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검사장비 전문기업이다. HBM을 포함한 반도체 패키징 검사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이차전지와 방산, 의료·식품 멸균 등으로 적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선형가속기, 종양 치료기, 멸균기, 안티드론 시스템, 공작기계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전자빔 기술을 확대해 소재·부품·장비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전자빔 기반 유리관통전극 가공 시스템 기술을 이전받으며 차세대 반도체 유리기판 생산설비 시장 진입 기대도 커지고 있다.
IR 활동 강화 역시 주가 모멘텀과 맞물려 있다. 회사는 11월 중순 기관 대상 NDR을 진행한 데 이어 25일에도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초청해 기업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HBM 반도체, 방산, 배터리 검사장비 수주·매출 현황과 유리기판 등 신사업 추진 상황을 상세히 공유한다는 방침으로, 정보 비대칭 해소와 기관 수요 유입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NDR 일정이 알려진 직후 주가가 두 자릿수 급등을 기록했고, 이후 급락 하루 만에 10% 이상 반등하는 등 IR 이벤트를 둘러싼 선제적 포지셔닝이 뚜렷했다.
산업 환경 측면에서는 AI 서버 증설과 함께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패키징 공정 검사 수요도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이다. HBM 특성상 다층 구조에서 발생하는 불량이 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X-ray 기반 비파괴 검사장비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쎄크와 같은 검사장비·소부장 기업에게는 중장기 수요 사이클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글로벌 메모리·비메모리 업체의 투자 사이클, 반도체 업황,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발주 시점과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수주 인식 시점과 실적 반영 속도에는 변동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테마 관점에서 쎄크는 AI HBM 검사장비, 반도체 소부장, 방산·2차전지 검사장비 관련주로 분류된다. 최근 한 달 동안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재료는 글로벌 고객사 성능평가 통과, HBM 검사 수주 기대, NDR 등 IR 이벤트였다. 향후 실제 수주 공시와 분기별 실적이 어느 수준으로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현재의 테마 강도가 유지될지, 단기 피로감으로 전환될지가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리기판과 방산, 의료 전자빔 장비 등으로의 사업 확장은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 스토리로 부각될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병행된다.
동일 업종 대형·중형사와 비교하면 쎄크는 매출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는 열위지만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 증가율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보여 왔다. 최근 영업이익이 플러스 구간으로 돌아섰고, 유리기판과 HBM 검사 등 신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성장률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외국인 비중과 시가총액이 낮고, 아직 안정적인 연간 흑자 기조가 안착되지 않았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성장성과 재무·수급 기반 사이의 균형이 향후 주가 리레이팅 폭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향후 주가 전망과 관련해 단기 1개월 구간은 수급과 이벤트에 민감한 구간으로 분류된다. 기술적으로는 1만원 안팎이 바로 아래 지지선으로, 이 수준을 유지하면 1만1,500원 전후까지 단기 되돌림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로 9,500원선이 무너지면 9,000원 초반대까지 조정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경계도 필요하다.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HBM 수주와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현재 수준에서 기간 조정이 장기화될 수 있고,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연내 또는 내년 초 대형 수주 공시와 3분기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가 확인될 경우 1만2,000원대 이상 중기 박스권 상단 재차 테스트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소형 성장주 특유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10%를 웃도는 급등·급락이 반복됐고, 이격도와 거래회전율도 크게 확대됐다. HBM 검사장비와 방산·유리기판 등 주요 모멘텀의 상당 부분이 수주·계약 이슈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실제 발주 규모와 시점, 마진 수준이 초기 기대와 달라질 경우 주가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투자 사이클과 대형 고객사 투자 계획 조정, 국가별 방산·정책 리스크 등 외부 변수도 상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에는 테마성 수급보다는 공시와 분기 실적 흐름을 통해 성장 스토리의 실체를 점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관련 수주 공시와 업황 지표에 따라 쎄크를 둘러싼 평가도 달라질 여지가 커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