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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누리호”…발사대 이송 완료 후 기립 준비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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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예정된 발사를 향한 마지막 기술 절차에 들어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체를 제2발사대로 옮기는 이송 작업을 완료하고, 발사대 기립과 발사 준비 공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우주발사체가 발사 직전 단계에 진입하면서, 한국의 우주 발사 인프라 운용 능력과 발사체 반복 발사 체계 구축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항우연에 따르면 25일 오전 10시 42분 기준 누리호의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로의 이동이 모두 끝났다. 발사체 이송은 조립건물에서 발사대까지 특수 이송차량을 이용해 저속 주행으로 이뤄지며, 구조적 안정성과 진동 관리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송 후에는 발사대에서 기립 준비 공정을 거쳐 발사체를 수직 상태로 세우는 작업이 진행된다.

발사대에 기립한 뒤에는 전원과 추진제를 공급하기 위한 세부 기술 절차가 이어진다. 항우연은 오후에 누리호와 발사대를 연결하는 엄빌리컬 설비를 접속하고, 추진제 주입 라인과 전기 신호 계통을 포함한 기밀점검을 수행할 예정이다. 엄빌리컬은 발사 직전까지 발사체에 연료와 산화제, 전력, 통신 신호를 공급하는 접속 장치로, 누출과 오동작 여부를 사전에 검증하는 과정이 발사 신뢰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발사 준비 공정은 분단위로 세분화된 체크리스트에 따라 진행된다. 추진제 주입의 경우 연료와 산화제를 저온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주입하며, 탱크 압력과 온도, 밸브 작동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전원 계통 점검에서는 발사체 내부 전자장비와 지상 설비 간 통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자동 중단 시퀀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검토한다.

 

다만 남은 변수는 기상이다. 항우연은 기상 상황에 따라 오후 발사 준비 작업과 이후 발사 일정이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발사체 운용에서는 낙뢰 가능성, 강풍, 저층 및 상층 대기의 바람 분포, 강수 여부 등이 모두 제한 조건이 된다. 특히 수직으로 기립된 상태의 발사체는 횡풍과 돌풍에 취약하기 때문에, 일정 기준 이상의 풍속이 예측될 경우 작업 중단이나 발사 연기가 검토될 수밖에 없다.

 

우주 발사체 산업에서는 반복 발사 경험 축적이 기술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꼽힌다. 누리호의 발사 준비 과정에 대한 절차적 정교화는 향후 상용 위성 발사 서비스와 차세대 발사체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계와 연구계는 이번 발사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한국형 발사체 인프라의 신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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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한국항공우주연구원#나로우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