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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핀지, 위암 수술 전후 효과 입증”…아스트라, 완치율 새 국면 예고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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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가 위암 치료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 자사 면역항암제 ‘임핀지’가 위암 수술 전·후 보조요법에서 전체생존기간(OS) 및 무사건생존기간(EFS)을 동시에 유의미하게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위암 수술 단계에 맞춰 임상적 이점을 확보한 대규모 글로벌 3상 연구 결과로, 위암 치료 패러다임에 결정적 분기점이 될 거라는 평가다.

 

이번 임상연구(MATTERHORN)는 절제 가능한 조기 진행성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는 수술 전 임핀지와 기존 항암화학요법(FLOT) 병용, 수술 후 임핀지와 항암화학요법 병용 및 임핀지 단독 유지요법을 비교해 전체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분석했다. 최종 결과, 임핀지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전체생존기간 개선을 확인했으며, 사망 위험 역시 22% 낮췄다. 두 군 모두 OS 중앙값에 아직 도달하지 않아 장기 생존 가능성에도 기대가 쏠린다.

이 연구의 대표적 의의는 PD-L1 발현율 등 바이오마커와 관계없이 임핀지의 생존 이점이 폭넓게 관찰됐다는 점이다. 병리 결과와 무관하게, 임핀지 병용군에서 무사건생존기간 역시 의미 있게 증가했다. 실제로 앞선 1차 단기 평가지표(EFS) 분석에서도 임핀지 요법은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재발, 수술 불이행, 사망 위험을 29%까지 저감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임핀지는 이미 폐암 등 일부 고형암에서 표준 면역항암제로 자리 잡아온 제품이다. 위암 치료에서는 기존 항암화학요법 단독과 비교해 면역치료를 조기 적용하고, 수술 전·후 모두 사용해야만 임상적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이 새롭게 입증된 셈이다. 현재까지 ‘절제 가능한’ 조기 진행성 위암과 위식도접합부암 환자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업계는 이번 결과가 치료접근성을 넓히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유사 면역항암제(PD-L1 저해제) 기반 복합 치료법이 연구중이나, 이번처럼 수술 전·후 보조요법 모두에서 장기 생존율 개선과 위험 감소가 동시에 입증된 사례는 드물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MATTERHORN 결과를 토대로 조기 허가·보험 적용 가능성도 논의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구동회 교수가 “한국은 위암 치료 수준이 세계적이지만, 수술 후 5년 내 재발률이 90%에 달해 완치율 제고가 시급하다”며 “임핀지 보조요법이 실제 완치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임핀지 기반 치료가 글로벌 표준치료지침에 추가될지, 그리고 국내 허가 및 급여 등 정책 절차가 어떻게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면역항암제의 조기 투입과 보조요법 확장이 위암 치료의 새로운 성장 조건”이라며, 실질적 임상 현장 적용 확대 여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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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임핀지#위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