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모르쇠 일관 무책임"…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국감 난항에 자성론 고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거세지며 정치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날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국감이 고성과 설전으로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는 자성론도 동시에 제기됐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국민께서 궁금해 하는 본질적 질문을 차분하게 하고 답변을 더 이끌어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하지 않기로 하는 등 원만한 진행을 위한 노력을 했다"면서도, 질의‧답변 흐름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짚었다.

쟁점이 된 사안은 5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그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재판장의 인사 문제 등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두 사안 모두 핵심적 질문이지만 차분한 질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조희대 대법원장이 "본인에게 유리한 답변만 하고, 한덕수 전 총리를 만난 적 없다는 등 민감한 사안은 피해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일 국감에서는 민주당 의원들도 더 차분하게 본질적 질문에 집중하고, 조 대법원장 역시 핵심을 분명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감 현장에서 이뤄진 과도한 퍼포먼스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났다. 박 수석대변인은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조 대법원장 얼굴을 ‘조요토미 히데요시’ 피켓으로 비하한 상황을 언급하며 "회의 본질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장 망신 주기 인상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여당과 보수 진영에서는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가 재차 제기된다. 반면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국민적 관심을 모르는 게 아님에도 모르쇠로 일관한 태도가 무책임했다"면서 "다만 국회가 사법부를 과도하게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감안해 앞으로는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도 "재판관 독립을 내세운 침묵이 오히려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며 "더 단호히 입장 표명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국감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예고된다. 서영교 의원은 "이번엔 분명한 답변이 있어야 대법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의 사법개혁안 발표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와 국감 정국 등 복합 변수로 다음 주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여러 상황 변수로 인해 공개 일정이 다음 주 초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국회는 대법원 국정감사 진행 방식과 사법부의 책임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거듭했고, 정치권은 핵심 쟁점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법사위 국감의 혼란이 여야 대립 심화와 향후 사법개혁 과제 논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