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모욕 언사 자료 수집중"…조은석 내란특검, 김용현 변호인단 변협 징계 추진
정치적 충돌 지점과 사법 수사가 맞붙었다. 12·3 비상계엄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의 법정 소란과 모욕적 언사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징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야권의 대법원 수사 촉구와 맞물려 사법부를 둘러싼 갈등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24일 브리핑에서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단의 법정 행태를 문제 삼으며 징계 절차 착수를 예고했다. 박 특별검사보는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이 법정에서 보인 언행을 두고 "김용현 변호인 측의 법정 소란이나 소동, 모욕적인 언사 등은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변호사 윤리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징계 권한이 있는 변협에 참고 자료를 송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정 질서와 변호인 책임을 강조했다. 박 특별검사보는 "법정은 어느 장소보다 신성해야 하고, 변호사는 법정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품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재판에서 그런 행동이나 언사는 법정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들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과 함께 법정을 나가라는 재판부의 퇴정 명령에 응하지 않고 항의해 소란을 일으켰다. 재판부는 이에 감치 명령을 내렸고, 이후 집행 곤란 사유로 석방된 변호인들은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재판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법원은 해당 발언을 문제 삼아 감치 재집행을 결정했다.
내란 특검팀 수사는 법정 소란 문제를 넘어 비상계엄 준비 과정의 군 정보 유출 의혹으로 뻗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준비 과정에서 노상원 전 국군기무사령부 후신인 정보사령부 사령관이 정보사 요원들의 인적 정보를 넘겨받는 과정에 김용현 전 장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의혹 등을 수사할 제2수사단을 신설하기 위해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을 통해 정보사 요원의 인적 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준비와 선거 관련 수사 구상 사이의 연계 여부, 군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정치권도 내란 특검 수사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사무실을 항의 방문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상계엄 검토와 관련한 사법부의 대응, 사후 회의 내용 등에 중대한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야권 압박과 관련해 특검 측은 사법부 수사 범위를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박 특별검사보는 "사법부에 대해 고발장이 다수 접수돼있고, 여러 가지 의혹 보도도 있어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계엄 선포 이후 열린 사법부 내부 회의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엄 선포 논의와 법원의 대응 과정, 대법원 지휘부의 인식과 역할 등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내란 특검팀 수사는 청와대·대통령실 관련 의혹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특검팀은 헌법재판관 미임명·지명 의혹과 관련해 최근 이원모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헌법재판소 구성 지연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인사권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야권 문제 제기가 본격 수사 단계로 진입한 셈이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같은 의혹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비서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헌법재판관 인선 과정에서 총리실과 대통령실이 어떤 기준과 절차로 후보를 검토했는지, 인사 지연이나 미지명에 외부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법부와 행정부, 군을 관통하는 내란 특검 수사가 정치권 공방과 맞물리면서 정국 긴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와 특검 모두 향후 계엄 관련 의혹과 헌법기관 인사 논란에 대한 자료 확보와 추가 소환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 향후 정국은 내란 특검 수사 방향과 속도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