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공연도 진행 못 한다”…하마사키 아유미, 중국 무대 연쇄 취소에 ‘한일령’ 여파 관측
현지시각 기준 9일, 일본(Japan)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공연의 또 다른 취소 소식을 알렸다. 내년 1월로 예정됐던 마카오 콘서트가 돌연 무산되면서, 최근 상하이 공연 취소에 이어 중국 내 투어 일정이 연쇄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중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의 일본 관련 규제 조치가 문화·공연 분야까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사키 아유미는 이날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모든 팬분들에게 마카오 공연 관련 공지를 한다. 우리 팀과 저는 공연을 진행할 수 없다. 기대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절대 미래를 포기하지 않겠다. 우리의 유대감을 영원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향후 다시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하마사키 아유미는 현재 아시아를 포함한 투어 공연을 진행 중이다. 마카오 공연은 중국·일본 등 인근 국가 팬들이 대거 찾을 것으로 예상된 일정이었지만, 구체적인 사유 설명 없이 취소되며 배경을 둘러싼 추측이 커지고 있다. 앞서 그는 상하이 콘서트를 하루 앞두고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상하이 공연 당시에도 그는 “공연 취소 요청을 받았다”고만 언급하며 자세한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알지 못하는 일에 대해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 공연을 위해 노력해 온 스태프들과 댄서, 밴드 멤버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 그리고 그 외 여러 나라에서 모인 1만 4천여 명의 팬들을 직접 만나 사과할 기회조차 없는 상태로 공연이 취소된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어이가 없다. 정말 죄송하다”고 전해, 현지 당국 또는 주최 측의 일방적 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상하이에서의 유료 공연이 무산된 뒤 그는 무관중 형태로 공연을 진행하며 준비했던 무대를 온라인으로나마 공개했다. 이 같은 행보는 현장 관람이 좌절된 팬들을 향해 최소한의 약속을 지키려 한 제스처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마카오 일정까지 연달아 취소되면서, 향후 중국·홍콩(Hong Kong), 마카오(Macau) 등 중화권 공연이 장기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일 관계 경색은 정치·외교 영역에서 이미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최근 “대만 유사시 개입”을 언급한 이후,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 뒤 중국 당국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령을 내리고, 일본 영화 상영 제한 등 문화·여행 분야에서도 압박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 아티스트의 중국 내 활동 역시 보이지 않는 제약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마카오 공연 취소를 두고 중국 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본 언론에서는 이른바 ‘한일령’ 영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재차 떠오르고 있다. ‘한일령’은 중국이 외교 갈등을 빚는 국가의 연예·문화 콘텐츠를 제한하는 비공식적 금지 조치를 일컫는 표현으로, 과거 한중 관계 악화 당시 한국(Korea) 연예인의 중국 활동이 대거 제약됐을 때 널리 쓰였다. 최근에는 일본을 향한 각종 자제령과 규제가 이어지면서, 유사한 패턴이 일본 대중문화에도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일본 대중음악 공연 전반을 금지했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일본 여행 자제, 일본 문화 콘텐츠 상영·소개 제한, 일본 기업에 대한 여론전 등 압박이 잇따르면서 공연 기획사와 로컬 파트너들이 위험 회피 차원에서 일본 아티스트 관련 프로젝트를 보류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하마사키 아유미 공연 취소 역시 이러한 환경 변화의 연장선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 주요 매체들은 정치·외교 갈등이 문화 교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영미권 일부 언론은 이미 중국의 ‘팬덤 규제’와 외국 연예인에 대한 비공식 제동 조치를 다루며, “정치적 메시지에 따라 문화 소비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 현상”이라고 평가해 왔다. 일본 언론 또한 다카이치 사나에 발언 이후 중국 내 일본 관련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사례를 묶어 보도하며 양국 갈등의 파급 범위를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일 갈등이 대만 문제를 매개로 구조화되고 있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 일본이 미국(USA)과의 동맹 강화, 대만해협 안보 발언 수위를 높이는 동안, 중국은 관광·유학·문화·경제를 활용한 압박 카드를 병행해 여론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구도 속에서 양국의 대중문화 교류는 정치 상황에 따라 반복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마사키 아유미 측은 구체적 정치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팬들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외교 환경이 완화될 경우 중국 공연 재추진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다만 중국의 규제 기조와 중일 간 상호 불신이 계속되는 한, 일본 아티스트들의 중국 무대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번 마카오 공연 취소가 양국 문화 교류 위축의 신호탄으로 굳어질지, 일시적 차질로 끝날지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