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과 남해 사이”…광양의 미식 여행이 일상이 된다
요즘 광양을 찾는 여행자가 크게 늘었다. 예전엔 산업 도시로 익숙했지만, 이제는 섬진강과 남해가 품은 새로움과 여유의 일상이 돼간다. 맛과 풍경, 그리고 일상의 쉼표가 되는 장소들이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광양엔 막연한 풍경 이상의 다채로움이 있다. 중동에 자리한 중마시장은 상가 건물형 전통시장으로 활기를 주는 생활의 중심지다. 신선한 활어, 패각류, 과일, 채소 등이 가득하고 문화관광형시장으로도 발전했다. 거기서 한 걸음만 가면, 전남의 신선함을 담은 일식당 ‘모리’와 짬뽕 한 그릇으로 유명한 ‘가문의짬뽕’ 광양본점이 여행자를 유혹한다. 모리에서는 나고야식 히츠마부시나 남해 해산물 카이센동처럼 한 끼의 격이 다르고, 가문의짬뽕은 불 내음 깊은 국물과 차돌박이가 입맛을 잡아끈다. 탕수육, 쟁반짜장, 잡채밥까지, 이곳의 메뉴에는 세대와 취향을 뛰어넘는 진심이 묻어난다. 그리고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넉넉한 주차 공간은 ‘오늘은 제대로 먹고 쉴 수 있겠다’는 안도감을 만든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 사업 선정과 더불어, 시장을 거닐다 맛집이나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광양시 공식 통계에 따르면, 휴일이면 시장 방문객이 평일의 세 배 가까이 몰려든다고 한다.
“먹고, 걷고, 쉬는 하루의 본질은 결국 충분히 느끼고 돌아가는 데 있다”고 여행 칼럼니스트 박민정은 표현했다. 여행이 일상에 스며드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내 취향을 보듬는 연습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광양에선 무조건 중마시장 들르고, 모리나 가문의짬뽕에서 한 끼 하면 하루가 꽉 찬다”, “카페테라스에서 바다 보며 혼자 커피 마시는 게 소확행이다”처럼, 이미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광양 여행법을 공유한다. 가족 단위, 친구 모임, 혼자만의 시간 모두 광양에서 ‘여유’를 찾는다.
진월면 망덕리 카페테라스에 앉아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다 보면, 바람에 잊고지낸 마음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공식적으로도, 베이커리와 직접 담근 음료에 ‘광양의 손맛’을 더한 이 카페는 혼행족부터 모임까지 아우르는 재방문 1순위이다. 또한 봉강면의 호수도도글램핑장에서는 무한 바비큐와 불멍, 보드게임, 놀이시설 등이 마련돼 가족여행이나 애견 동반 캠핑족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 멀지 않은 도심과 가까워 한결 더 쉽게 쉴 수 있다는 점도 인기의 비결이다.
지금 광양에서의 한 끼, 한 잔, 한 번의 여행은 작아 보여도 일상 속 큰 변화를 만든다. 좋아하는 맛과 풍경에 머물며 취향을 나만의 방식으로 확장하는 시간,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나답게 하루를 채우는가일 것이다.